여행2014. 12. 20. 19:38


술 먹다 갑자기 나온 얘기다. 바람이라도 쐬러 가자.

J와 D는 시간에, 나는 예산에 비교적 여유가 있다.

그들이 나를 배려해줘 일정에 대한 권한을 내게 넘겼다.


갑자기 여행을 가게 된다면, 가고 싶은 곳이 있는가?

이건 나름 중요한 문제다.

막상 기회가 생겼는데, 그리던 곳이 없어 그 어디라도 좋다라고 해보자.

얼마나 우울하겠는가? 그에게 여행은 끝이 명확한 잠깐의 해방일 뿐이다.


나는 동해가 보고 싶었다.

서해가 내 유년의 모태라면, 동해는 청춘의 요람이다.


10년 전, 경북 영덕 장사리에서 군생활을 했다.

사계절,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흐리든 맑든, 바다에 있었다. 

그래서 조금은 안다. 왜 최남선 시인이 海에게서 소년에게와 같은 시를 남겼는지,

고은 시인이 동해는 예술이고, 서해는 인생이라고 했는지를.


20대의 요동이 끝나고, 30대의 안정에 들어섰기 때문일까?

잠깐이라도 그 옛날 나를 보고 싶었다.



05년, 그 어느 날의 장사해수욕장

14년 12월 14일(일) 장사해수욕장

저 소년은 어엿한 청년이 됐겠지. 그 때나 지금이나 바다는 말이 없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10. 9. 23:00


베트남 중부에 있는 후에는 응우엔 왕조의 수도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이다.

우리나라의 경주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아침 먹으며 하루 일정을 논의했다.

성 중심으로 하루 돌고 강 주변 좀 걸으면 되겠지 싶었는데, 

친구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빌려 다소 거리가 있는 왕릉을 가자고 한다. 

나 역시도 나쁘지 않아 이왕 갈거면 운동 삼아 자전거로 가자 했다. 비용은 대당 2$ 하루 종일. 역시 저렴!


지도를 보니, 길이 썩 나쁘진 않다. 그 전부터 눈으로 익숙해진 혼란이었지만, 

막상 차도 중간으로 들어서니 긴장 된다. 바람에 모자가 날리기도 하고, 

모자가 아래로 내려와 얼굴을 덮기도 한다. 혹 차가 많을 때 모자가 내려와 

앞이 안 보이기라도 한다면 바로 사고다 생각하니 아찔했다. 


얼마 안 되는 길이긴 하지만, 초행이기도 하고 길도 불편해 길게 느껴졌다.


흐엉 강 옆으로 난 도로를 달린다. 몸은 더웠지만 마음은 시원하다.

근심 걱정도 없고, 여행지에서 나름의 스피드도 즐기니 답답할 게 뭐있나.

중간에 무슨 기념인지 추모인지 모를 건축물 앞에서 잠시 쉬었다.

한 30분 된 것 같은데, 친구가 벌써 힘들어 한다. 평소 운동부족이겠거니 했다.



Đài tưởng niệm chiến sĩ trận vong라고는 하는데 정확히 뭔진 모르겠다. 암튼 쉴 공간이 있는 곳


후에 역을 앞에 두고 길을 잘못 들어섰다. 오른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왼쪽으로 내려왔다.

한 10분 정도 가서야 잘못된 것을 알았다. 더운데다 친구가 힘들어해 많이 미안했다.

그럼에도 뭐 어떡하겠는가. 초행인데다가, 표지판도 어려우니 헤맬 수 밖에... 쩝...

다시 온 길로 돌아가는데 아무래도 친구가 심상치 않다. 먼저 가라고 앞으로 보냈더니, 잘 못 간다.

자세히 보니, 체력 문제가 아니라 자전거지 싶다. 잠깐 바꿔 타보니 확실히 잘 안 나갔다. 

바퀴에 바람이 좀 빠져 물컹 거렸다. 아 이러니 안 나가지... 바꿔 타자 했으나 

친구도 미안해선지 일단 됐다고 그런다. 어차피 중간에 바꿔 탈 것 같긴 하니깐,,, 

나도 굳이 지금을 강권하진 않았다.


후에 역을 지나 마을 길 안쪽으로 들어섰다. 길도, 표지판도 안 좋아 자주 섰다.

주민 사람들에게 안 통하는 영어와 바디 랭기지로 뚜득릉을 물어봤다. 

그러던 와중 친구가 주저 앉았다. 말은 안 해도 거의 GG나 다름 없다.  

자기는 더 이상 못 가겠고, 나한테 피해도 주고 싶지 않으니 숙소로 돌아가겠다 했다.

여행이 뭐 국대 경기도 아니고, 정신력으로 버티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까지와서 포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나혼자 가기도 뭐하고

욕심으로 친구를 부추기면 더 지칠 것 같고,,, 내가 빨리 결정을 내려줘야 얘도 돌아가서

쉴 수 있을 것 같아 조급했다. 사람이 과정 중에 있으면 확실히 주객이 전도 되기도 하고, 

다양한 패가 안 보인다. 그래서 여행의 원래 목적과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의 의의를 생각했다.

무튼 오늘 일정에서 뚜득릉을 다녀오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친구와 함께 하는 베트남 여행에서는

굳이 뭐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그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뜨득릉이 뭐 절대 비경도 아니잖는가.

그래. 일단 최악의 패는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나머지 대안을 생각해봤다.

얘의 문제점은 체력이 아니라, 자전거였고. 나는 그나마 체력이 있으니 바꿔타는 것을 생각했다.

내가 체력이 떨어졌을 때는 어차피 왔던 길 좀 오래 걸리더라도 길은 아니깐 걸어오면 된다.


다만, 친구가 자존심 상해하거나 미안해 할 수 있기에,,, 내가 힘들어 뒤질 것 같으면 언제든 돌아오거나

멀쩡한 자전거를 번갈아 타는 안을 제안하면 될 것 같았다. 그 역시 미안해하면서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뭐 언제든 돌아오면 되니깐, 행동의 퇴로를 열어두면 치열함이 떨어지지만 어쨌든 당장은 자유롭다.


마을 안으로 들어오기 전엔 아스팔트 평지였는데, 여긴 다소 경사가 있는 시골길이다.

한 10분 타니, 확실히 버겁긴 하다. 이제 반 정도 온 것 같은데, 휴 깝깝하다.

어찌됐든 중간에 내가 먼저 쉬자고도 했다. 시간의 테이프가 있다면 주욱 늘어나 버벅되고 길게 느껴졌다.

젠장. 내가 먼저 제안한거니, 힘들다는 말도 못하고. 후회스럽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 겨우 뜨득릉에 도달했다. 

와서 좋긴 한데, 갈 생각에 벌써 마음이 무겁다. 에이 모르겠다. 걸어가면 되지 뭐. 썅. 이러고 표를 끊었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9. 11. 00:06

 

관람을 마치고 늦은 점심 및 저녁을 먹었다. 소고기, 양고기, 카렛가루가 들어간 해물밥과 맥주.
우리 주위에는 2,3 테이블이 더 있었는데 맥주를 그렇게 많이 마시는 자리는 우리 밖에 없었다.
이는 이 곳 뿐만 아니라,,, 그 후에 간 모든 식당 및 주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 주량이 상당한 것 같다. 그들은 한국 사람들 대부분을 놈팽이로 보려나...?
밥을 먹고 있는데 창밖으로 비가 우수수 떨어진다. 그러자 오토바이를 타던 사람들이 잠시 길가에 서더니,
준비된 비옷을 꺼내 입는다. 예상치 못한 모습을 신기해하며 웃는다.

 

 갑자기 비가 내리자, 오토바이를 길가에 멈추고 후다닥 비옷 장착하는 모습.

 호치민에서 마지막 식사, 중-고급 레스토랑은 상업이 발달한 호치민이 제일 많은 듯

 

그렇게 시간은 잘 간다. 배도 채우고, 알콜도 적절량을 넘어서니, 기분도 좋다.
퇴폐업소같은 간판을 단 137 안마방을 찾았다. 마사지 종류는 그냥 풀코스 단일 메뉴에 가격은 15,000원
약 2시간을 받았는데 가성비 좋은 것 같다. 우리 말고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확실히 무엇이든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안마방에서 콜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이동했다.
티켓팅을 하는데, 비행기가 40분 연착 됐다며, 무료 음료권 도장을 찍어줬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지연되면 그냥 죄송하다는 말 뿐일텐데, 요런 건 또 서비스 정신이 좋다.
그런데, 40분이 아니라 약 2시간 정도 더 기다렸다. 이 자식들 모하는거야,,, 속으로 좀 짜증났지만 별 수 없다.

 

비행기 연착으로 티겟 좌하단에 음료수 공짜란 도장을 찍어준다.

 

누군가를 급히 찾는 방송이 나왔다. 이것이 마지막 방송이다. 미스터 후지모토씨. 빨리 몇 번 게이트로 오시라.
이런 내용이었다. 친구와 얼굴도 모르는 후지모토상을 욕했다. 왜 나라 망신 시키는걸까? 일본 사람들은.
대외적으로는 남한테 폐끼치기 싫어하는 사람들 이미지가 있는데, 전체 국민이 그런건 아닌가 보다...
더러는 차이니즈 같은 국민성도 있나보다... 낄낄댔다.

2시간여가 임박해도 모니터에는 우리 비행기 시간 변화가 없길래 슬슬 불안했다. 뭐 늦게 가는 건 상관이 없는데,,,
차가 끊길까봐, 공항에서 하루 노숙해야하는 상황이 올까봐 걱정됐다. 그러다 또 누군갈 찾는 방송이 나왔다.
얼핏 들으니, 중국 사람 같아서 지나쳤는데,,, 그 후로도 3-4번 나오길래 뭔가 찌릿했다.
내 이름은 아닌데,,, 구앤낸시행... 동남아 사람이 발음하면 내 이름 같기도 했다. 친구 이름은 더 개판이었다.
후다닥 7번 게이트로 갔다. 우리가 타야 할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방송을 하긴 했을텐데,,, 베트남어를 모르니
바꼈다는 내용인지도 몰랐을테고,,, 비행기 이륙 시간 모니터는 바뀌지도 않았으니,,, 알 수가 없지...
우리가 후지모토상 욕할거 아니였다면서, 후지모토 그 양반도 나름의 사정이 있겠거니 그제사 이해가 됐다.  

후에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다행이도 우리나라 미니 버스 같은 막차가 한 대 있었다. 후에 중심지에서
내리기 위해 바짝 정신 차리고 주위를 살폈다. 막막한 어둠이라 위치 파악도 안 되고, 안내 방송도 없어 긴장했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내 앞에 앉은 스님에게 '사이공 모린 호텔'에 언제 서냐고 물어봤다. 소통이 좀 어려워,,,
그냥 지도를 보여주며 얘기했다.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이 웃으며, 기사님에게 쌸라쌸라 모라고 한다.
뭐 이 분들이 사이공 모린 가는데, 거기서 내려달라는 얘기인 것 같다. 한 20분은 더 가 우리는 그 스님의 도움으로
원하는 곳에 내릴 수 있었다. 그분이 먼저 내렸는데, 후다닥 내리는 바람에 고맙단 인사를 못한게 좀 아쉽다.

밤 12시가 다 돼 도착한 후에. 불들이 많이 꺼져 있었다. 우리가 원하는 숙소에자리가 없었다. 젠장.
그래도 돈 있는데, 잘 곳은 많겠지하며 인근 2,3곳을 더 돌아 다니다가 하모니 호텔에 묶었다. 조식포함. 25$
훈훈한 가격이다. 여정이 길어 피곤했지만, 그래도 맥주는 마시고 잤다. 안주는 낮에 샀던 과자 몇개.
콩가루 묻혀 논 느낌인데,,, 딱히 맛은 없었다. 갑자기 아무리 기념이라지만,,, 이런 걸 회사 사람들한테
줄 생각하니 다소 미안해졌다. 그래도 모... 내가 알고 산 건 아니니깐... ㅎㅎ 그렇게 3일째 밤도 지났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9. 11. 00:01

 

호텔에 묵는 재미 중 하나는 조식이다. 비싸서 다른 음식은 못 사먹고,,,
부페인 아침은 지갑이 가벼운 여행객에게 양껏 배를 채울 수 있는 찬스다.
베트남은 물가가 저렴해 위 사항이 좀 덜 적용기에 우리는 허세의 도구로 아침을 이용했다.
뭐,,, 특별히 맛 있는 것은 없었고 밥 먹으며 오후 일정을 논의했다.
전쟁박물관 중심으로 도심을 걷고 맛사지 받고 공항으로 출발하면 될 것 같다.

후다닥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섰다. 역시나 덥다. 베낭도 무거우니, 쉽게 지친다.
뻘뻘 땀을 흘리며 박물관 앞에 도착했는데, 문이 닫혔다. 휴무일인가 싶어 운영 조건을 봤으나,
오늘은 아니다. 뭐지? 싶어 좀 더 자세히 봤더니 점심시간에 걸렸다. 12시 부터 13시 30분까지.
젠장. 다시금 멍청하면 손발이 고생함을 느끼고, 근처 카페로 더위를 피해갔다.

그래도 기다림이 무료해, 근처에 있는 꿉마트라고, 우리나라의 이마트 비슷한 마트를 갔다.
당장에 마실 물과, 전 회사 사람들 부쳐 줄 간식거리도 좀 샀다. 근데 계산 후 생각해 보니,
꼭 이걸 지금 사야했을까란 후회가 들었다. 결국엔 다 짐인데,,,
막날에 임박해 사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베낭을 꽉 채우고 다시금 전쟁박물관으로 돌아갔다. 야외에는 미군이 남기고 간 비행기, 탱크 등
여러 전시물자가 전시 돼 있다. 밀리터리에 관심 없는 나는 그냥 건물 1층에 햇볕을 피해 앉아 있었고,
나름 밀덕인 재원이는 흥미를 보이며 지켜봤다. 잠시 눈을 부치고 있었는데 재원이가 오길래...
괜찮은 것 좀 뭐 있냐? 물었고 고엽제 피해자 사진들이 인상적이다.라 답했다.
고엽제 피해자? 이따금 듣던 말이긴 한데, 잘 알지 못 해 잠만 기다려봐 한 후 사진을 보러 갔다.

사진 속 베트남인들은 가히 괴물과 같았다. 장애인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 맞을까 싶은 모습이다.
망가진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라고 해도 이 정도는 못 한다. 조작이 아닐까 하는 설마했지만, 사실이다.
전쟁의 참혹함에 살이 떨렸다. 베트남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겠다.
세계 경찰이라 말하는 미국의 추악한 이면. 이렇게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더러 사진 속 피해자들이 웃고 있는 모습이 있다. 눈물이 났다. 어떻게 살아 왔는지 대단하다.
지금의 나는 조금의 결핍에도 신경 쓰이고, 불안하고 그런데... 부끄러웠다.
그간 매체에서 그려왔던 사이공들의 잔인한 고문과 살인 장면은 다소 조작 돼 있음을 느꼈다. 
돈 있으면 그렇게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 수도 있구나... 정의 관점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박물관은 1층에서 3층까지 모두 전시 관련된 사진 자료가 있다. 결국에는 평화를 말하고자 함이다.
이런 대재앙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고엽제 피해자 사진들. 숙연해 진다. 나는 저들보다 가진 게 많은데, 언제 저렇게 환하게 웃어봤던가. 부끄럽다.

 

3층 출구 곁에 있는, 호치민의 독립 선언문이 인상 깊었다.

모든 인민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조물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다.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미국의 독립 선언문을 그대로 인용했다고 한 구절을 보며,,, 반어 혹은 역설처럼 느껴졌다.
베트남과 미국의 전쟁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말하는 것이고 미국과의
전쟁과는 약 10년 이상 시차가 있다. 호치민이 소련과 중국으로부터의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받기 전에는 미국과 나름 원만한 외교 관계가 유지 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호치민은 하노이에 의한 베트남 통일을 보지 못하고 노환으로 죽었다 한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9. 10. 23:56

 

후다닥 짐을 풀고 옥상에 있는 야외 수영장으로 향했다. 크지 않다. 세로는 15m, 가로 3-4명 수영할 수 있는 정도
그래도 사람이 많지 않아 둘이 놀기 적당했다. 웃긴 얘기지만, 야외 수영장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세 잡는데 반해
우리는 진짜 수영을 했다. 특히 나는 그동안 운동을 하지 못 한데 반해 먹은 게 너무 많다는 자책 때문에 열심히 했다.

근 2달간을 쉬어서 그런지, 팔돌림이 무뎠다. 욘니 빡세게 해야지란 초기 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쉬었다.
무리하는 거 아니냐는 친구의 걱정에,,, 운동 이외에 호텔 본전 생각도 들어 쉴 수 없었다. 이놈의 ROI 마인드.  
그렇게 체력을 급방전 하고는 호텔에 들어가 좀 쉬었다. 수영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수영은 칼로리 소모가 크다.

우리의 저녁 메뉴는 나향응온(Nha Hang Ngon)이다. 전일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강추해 준 곳일 뿐더러,
가이드 책에도 별이 높아 기대감은 한껏 고양됐다. 여태까지 실망해 본 적이 없는데, 그곳들 보다 맛있을거라 생각하니,
대체 얼마나 맛있을까 흥분됐다. 라오스 영사관 앞에 있는 식당은 웨이팅으로 문 밖까지 줄이 늘어졌다. 오오. 대박.
실내가 상당히 크고, 고기와 기름 냄새가 수영으로 텅텅빈 오장육부를 찌른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일반 식당에서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간장 닭 요리에 다소 실망했다.
그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고,,, 다른 사람은 다 맞아도 나는 이 식당과 안 맞을 수도 있지,,, 자위했다. 

 

 나향은온, 사람이 많다. 고기류 아닌 해산물을 시켜볼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그래도 밥은 먹었으니, 걷자고 했다. 배를 꺼트려야 2차가 가능한 놈팽이적 이유와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은 여행자의 숙제를
풀기 위함이다. 주요 상가와 호텔이 몰려 있는 동커이 거리를 시작으로 중심지 변두리로 향했다.
확실히 변두리로 접어드니, 가로등 및 차량이 없었다. 만약 혼자 있었다면, 지난 번 터키에 이어 신변의 위험을 느꼈으리라.
HTV방송국을 기점으로 다시 변두리를 뺑 돌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Miu Miu라는 마사지샵을 들렀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인당 50~60만 동으로 주변보다 2배 정도는 비쌌다. 프리미엄이 느껴질 뿐더러, 우리나라 동급 시설 대비 가격 생각해보면
저렴한 편이라 주저함이 없었다. 고통을 싫어하는 친구는 아로마를, 소리를 질러야 받은 거 같은 나는 타이 마사지를 받았다.

 

방송국이나, 우체국 근처에서 위와 같은 송전탑을 많이 보는데, 우리나라 보다 전파 기술이 좀 덜 발달된 듯 싶다.

 

마사지를 받으며, 마사지사가 주인공이었던 소설들이 생각났다. 황석영 선생님의 바리데기, 하루키의 1Q84
그러면서 그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집에서는 어떤 딸들일지 궁금했다. 누구는 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도 할테고,,,
또 누구는 시집 갈 자본 착실히 모아 두고 있을테고, 그 작은 체구에서 그런 힘들이 나오는지, 정말 힘들텐데 대단하다.
남자친구가 있다면, 이런 일 하는 여친을 어떻게 볼까 싶기도 하고.

마사지를 받고 나와 길가에 있는 호프집을 들어갔다. 연어 구이와 타조 고기 다진 것에 맥주를 흡입했다.
역시 저렴하다. 안주 비싼게 만원, 보통은 5천원. 맥주는 2천원. 그렇게 이틀날도 지나갔다.

 

연어 지느러미 구이, 살코기는 별로 없음.

타조고기 다진 것과 쌀 빵, 약간 메뉴 선정 실패...ㅎㄷㄷ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9. 10. 23:47

 

호텔엔 11시쯤 도착했는데, 체크인까지 3시간 남았다. 확실히 머리가 나쁘면 손, 발이 고생한다.
10Kg짜리 베낭을 메고 땀 삐질삐질 흘리며 30-40분 쯤 걸었는데,,, 딜레이라니... 쩝.
살면서 계획대로 되는 게 뭐 얼마나 되겠나. 이런 시행착오도 나름의 배움이라 여기며 시간 떼울 곳을 찾았다.
호치민시 인근을 다 둘러볼 수 있는 바이텍스코 파이낸셜 타워가 보였다.
거기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허세 좀 부리면 얼추 시간이 될 것 같다.

입장료가 20만 동으로 확실히 현지 물가대비 비싼다. 그럼에도,,, 한 번이니 49층(178m) 전망대에 올랐다.
뭐 있겠나 싶은 마음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막상 시내 전경이 다 들어오니 오길 잘 했단 생각이 든다.

 

 강위의 부유물을 보고, 메콩강 델타 투어 포기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묵었던 리버티 센트럴 호텔 옆 모습

 호치민 시내 중심지, 모든 인민위원회, 박물관 등 모든 주요 건물과 거릭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예전 오사카 갔을 때 173공중정원 빌딩에 올라갔던 느낌이 든다. 호치민도 참 크구나...
높은 곳에서 우리가 묵었던 곳, 앞으로 갈 곳으로 보니 신선하다.
지도로만 보던 것, 지상에서 평면으로 보던 것을 인공위성처럼 한 눈에 조망하니
위에서 말한 내 나름의 호치민 지도가 완성된 느낌? 그런 만족감이다. 

그래도 좀 시간이 남아 주변을 둘러보기로 하고 호치민 동상과 인민 위원회 청사에서 간단히 기념 촬영을 한다.
베트남 역사에 큰 지식이 있는 것도 이 건물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여서 감흥은 없다.
유명 관광지에서 쉽게 느끼는 감정이다. 책이나 잡지에서 볼 때는 오오~ 이러다가도 막상 가서 보면,
덥고, 지저분하고, 뭐 암 것도 없고, 기대하던 것과 달라 실망스럽고...

호치민 할아버지 동상 앞에서 찰칵

 

여기서 좀더 심해지면 파리 신드롬이란 정신 질환에 걸린다.
프랑스를 동경한 일본 사람들이 실제 파리에 갔을 때 기대에 못 미친 실망감이 정신적 쇼크로 이어져 생긴 병이다.
웃긴 얘기지만, 실재다. 매체에서 본 에펠탑은 아름답고, 낭만이 가득했는데 그들이 직접 온 파리는 그렇지 못해
후다닥 사진만 찍고 자리를 뜬다고 한다. 초점과 빛의 조절을 통한 사진은 찍사의 주관이 개입 돼 현실 변조가 가능하다.
기대감이 지나친 몇몇 이들의 여행은 조작과 자기기만이다. 자기한테 솔직하지 못하면, 누구한테 솔직할것인가.
좀 더 나가면, 미래에 대한 기대감 만큼이나 현실적 괴리가 큰 결혼이나 회사생활도... 그런 위험이 있지 않을까? 

근처에 있는 호찌민시 박물관과 통일궁을 함께 들렀다. 통일궁 관람 중 사이렌 소리가 나길래 뭔가 싶었는데,
외국 주요 인사(로 보이는)들의 관람이 있었다. 설마 내가 아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눈 씻고 봤는데 아무도 모르겠다.
우스갯 소리로,,, 나와 친구가 알 정도의 인사라면, 휴무일에 단독관람을 하지 않겠나란 얘기를 했다.
대충 그렇게 훑어보고 호텔로 돌아가 체크인 했다. 대다수의 베트남 숙박시설(호텔, 게스트하우스)은 여권을 맡겨야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주의의 권위적 냄새가 난다. 너네들은,,, 감시하에 통제되고 있어. 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아고다에서 호텔을 예약했는데, 모르고 1인으로 해 친구의 조식을 33만동(한화로 16,500원) 주고 추가 결제했다.

 


통일궁 전경, 이 건물이 함락되고 진정한 통일을 이뤘다. 그뒤 고생한 걸로 보아 통일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닌 듯...

 

건축에서도 빛은 훌륭한 재료로 쓰인다. 빛이 들어오는 통로를 이쁘게 담은 것 같은 구조물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9. 10. 23:33

 

애초에 우리 여행에서 정해진 것은 호치민 In, 하노이 Out 밖에 없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지만 할 것은 없었다. 무엇을 할지 밥 먹으며 얘기하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 둘 모두 무엇을 하자는 없었는데, 암묵적으로 무엇을 하지 말자는 있었다.
바로 메콩강 델타 투어다. 하루 혹은 이틀이 걸리는데 어제 본 메콩강을 떠올렸을 때,,,
굳이 뭐,,, 안 가도 될 것 같았다. 이 더운 날씨에,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흙탕물 위를 배타고 유유히 간다고??? 그 어떤 좋은 감상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들어올 것 같지 않다.

게스트하우스의 아침은 계란과 빵 그리고 G7커피다. 베트남 사람들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만,
억양이 동남아스러워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서 뭐먹을거냐란 말 이해하는데, 3-4번 반복 요청했다.
영어를 잘 하는 친구도 어려워했다. 나는 감으로,, 그냥 이 사람이 이 말 하는 갑다. 맞추는데
그는 자기가 들은 문장이 뭔지 정확하게 해석하려고 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문제 해결 측면에서는 나처럼 의미만 대충 통하면 되지 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으나,,,
학습적인 측면에서는 그처럼 문장 하나하나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게 더 효과적인 것 같다.

오늘은 뭐 여기저기 둘러보지 말고, 수영장이 있는 호텔 괜츈한 거 하나 잡아서 수영 좀 하고
인근 관광지 구경이나 하자고 했다. 우리 둘다 영법에 좀 익숙했고, 수영 자체를 좋아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바다 수영을 생각했으나, 일정상 안 맞았기에 나름의 타협책이다.
그 역시 내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고, 준비한 노트북으로 관광지 인근의 호텔을 검색했다.
가격 대비 리버티 센트럴 호텔이 그나마 제일 난 것 같았다. 조식 포함해서 11만원 정도.

게스트 하우스 체크 아웃을 하고 나왔다. 아침이 다소 부실해 어제 들렀던 쌀국수 집을 다시 갔다.
나는 닭, 친구는 토마토 소스 스튜를 시켰다. 여전히 맛있다.
베트남에서 9일 동안 쌀국수를 4번 먹었는데 확실히 그중 제일이다.

지도를 안 보고 감으로만 호텔을 찾아갔다. 어제 메콩강 갔던 방향이란 동일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그런데 평소 지리 감각이 없다고 얘기한 친구는 그런 내가 좀 신기한가 보다.
아니 어떻게 처음 와 본 곳을 그렇게 잘 찾아 가냐고...
물론 나도 지리감각이 뛰어난 건 아니다. 그냥 보통 수준이다. 다만, 지도를 많이 본다.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 저서 어딘가에서... 그 분은 여행 가는 곳은 가기 전에 지도를 많이 본단다.
그래서 도시의 구획 및 지형도를 입체적으로 머릿 속에 그려 넣는 다고 한 구절을 보고서
나 역시 랜드마크 기준으로 내 나름의 호치민 중심부 지도를 그려 넣었다고 얘기했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9. 10. 23:30

 

 

 

 알레즈부 바에서 마신 사이공 맥주, 사진으로 보니, 느7허3이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알레즈부(Allez Boo)에서 행인을 바라보면 맥주를 마셨다.
비가 좀 그치자 다시금 돌고 싶다는 욕구가 떠올랐다. 지도를 보며, 메콩강을 다녀오자 했다.
한강을 떠올리며, 아름다운 강변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벤탄 시장을 지나 함응이 거리 쪽으로 들어섰다.
상업지구라 그런지 밤이 되니, 불들이 많이 꺼졌고 차 통행량도 현저히 줄었다.

이따금 보이는 137등의 발마사지 집이 퇴폐업소처럼 보였다.
그길을 걸으며, 베트남 오기 전 만났던 S형이 떠올랐다. 그 형도 작년 12월에 베트남을 왔는데,
동기인 주재원들과 유흥업소에 들렀던 얘기를 해줬다. 호치민에 스타킹이란 룸이 있는데
오후 6시에 들어가면 된다. 1차는 10만원 2차 역시 긴밤 기준 10만원 안 팎으로 호텔비 포함해서
총 25만원 정도 있으면 정말 신나게 놀 수 있다고 호치민에 가면 메콩강 델타 대신 꼭 가라했다.
평소 유흥을 그렇게 좋아하는 성격은 아닌데, 새로운 '경험'차원에서 혹했던 면도 좀 있다.

 

메콩강변에는 수상 카페가 있는데, 낮에는 이자리에 아무 것도 없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메콩강 강변에 다다랐다. 내가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
아무 것도 없었다. 밤에도 알아 볼 수 있는 흑탕물과 그 위를 유유히 떠나니는 풀들과 쓰레기 더미들
여기는 정말 사람 손 안 탄 자연스럼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구나,,, 다시 발길을 돌렸다.

 

벤탄시장 옆 먹자골목(?), 밤에도 사람이 많다.

돌아가는 길 역시 벤탄시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시장 한 편으로 포장마차 같은 술집이 형성 돼 있다.
배가 고팠던 것은 아니지만,,, 워낙에 저렴하니, 안 먹으면 손해란 착각이 든다.
소고기, 새우 등을 맥주와 배부르게 먹어도 3-4만원이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친구가 나중에 우스개소리로 정착할거란 얘기를 한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호치민은 정말 놀고 먹기 좋다. 저 새우가 만원 정도 한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9. 10. 23:24

 

한 40분 걸려, 목적지 벤탄시장에서 내렸다.
자국어와 영어만 알고 있는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가 덜 돼 있는게,
표지판 대부분이 현지어 혹은 불어로 돼 있다.
지명도 길고, 더러는 축약 돼 있어 지도를 봐도 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헤맸다.
우기라 하지만, 비가 안 온 게 참 다행이었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몰려있는 여행자 거리로 갔다. 나향윽옥 게스트 하우스를 찾았다.
더블룸 하루에 조식포함 20$. 우리나라 돈으로 약 2만원이니 저렴하다.
나름 잘 숙소 잡은 것을 안도하며 요기 하러 나갔다. 주인 아주머니가 알려준 쌀국수 집을 갔다.
여행자 거리 인근에 있는 퍼꾸인(Pho Quynh)으로,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식당이다.
한국에서도 점심 시간에 쌀국수를 곧잘 먹어 거부감이나 새로움은 없었다.
다만 좀 걱정 했던 것은,,, 정제되지 않은 현지 음식의 원초적임이다.
동남아 음식 특유 향과 느끼함이 별로다. 태국이나 중국에서 느꼈던 우웩!스러움이 다시 떠올랐다.
사람들은 내 외모만 보고 모든 음식을 다 잘먹을거라 생각하지만, 미각은 나름 센서티브하다.
이건 나도 여기저기 여행하면서 알게 된 점이다...^^;;

친구와 나는 각자 소고기가 들어간 쌀국수를 시켰다. 여행지 기분을 업시켜 줄 사이공 맥주도 함께.
우리나라처럼 소고기 부위별로 메뉴가 다채롭진 않다.
소, 닭, 토마토 소스 스튜와 각 메뉴 곱배기 정도로 가지수가 심플하다.
대수롭지 않게 식당을 둘러보면 쌀국수를 기다리는데 금방 나왔다. 
우리나라처럼 숙주가 기본적으로 나오고, 좀 다른 것은 레몬 대신 라임이, 청고주 대신 빨간 고추가,
그리고 고수 등을 포함한 각종 야채가 나온다.

 

 황홀한 쌀국수의 맛,,, 보기엔 평범하나 맛은  예술이다.

고수 향을 별로 안 좋아해 야채는 하나도 안 넣었고, 라임은 충분히. 고추도 안 매워 보여 듬뿍 넣었다.
국물을 한 술 떴는데, 오오... 확실히 맛있다. 마치 우리나라 쌀국수는 쌀국수가 아닌 것처럼 맛있었다.
고기가 충분해 그런지 국물이 훨씬 진하고, 향도 좋고. 친구도 새로운 맛의 지평에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이내 느껴지는 매운 맛. 겉보기 보단 아주 강하다. 우리나라 청량고추 보다 독한 놈이다.
고추를 덜어내고, 말도 안 하고 후다닥 흡입했다. 한 그릇에 2,500원이니... 정말 가성비 짱인 놈이다.

그렇게 첫끼를 대만족으로 끝내고 벤탄 시장을 갔다. 둘러 보니 현지인들이 찾는 곳은 아니고,,,
관광객들을 위한 동대문 같은 느낌의 상점가다. 짝퉁을 비롯해 각종 기념품들이 전시 돼 있다.
모자를 안 들고와 논이라 불리는 원뿔 형태의 베트남 전통 모자를 사려고 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3만~5만 동이 시장가였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나나 친구 모두 환율에 익숙치 않아,
15,000원~25,000원으로 착각했다. 나쁜 놈들. 누구를 호구로 아나? 옆에는 만원 씩이나 싸게 파는데,
관광객이라 눈탱이를 좀 심하게 치네. 안 좋은 맘이 들었다. 그래도 별 수 있나...
좀 비싸다 생각하며 3만 동 짜리 모자를 샀다.

벤탄시장 내부, 현지인들보다 관광객이 많다.

그리고 나서 시장을 좀 더 둘러 보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쳤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는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았다. 신기한 건 현지인들의 반응이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번개가 여기저기 시도 때도 없이 치는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놀라지도 않는다.
그들의 삶에서 우기 시에 번개는 일상인가보다. 새삼 신기하다...ㅎㅎㅎ
우선 비를 맞으며 숙소로 후퇴했다. 그리고 재무장해 다시금 나왔다.

벤탄시장 앞, 전응웨한 장군 동상 / 동상이 많은 걸로 보아,,, 공상권 정부의 권위주의가 옅보인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여행2014. 9. 10. 23:09

 

가기 전 날씨를 봤다. 일주일 내내 비 표시다. 그곳의 여름은 우기다.
그래서 베트남 여행 성수기는 비가 오지 않는 11월-4월이라고 한다.
비로 인해 행동이 제약되면 이동도 힘들고, 볼 것도 못 봐 손해라 느꼈다.
겉으로는 태연한척 했지만 내심 걱정이 됐다.

 

 베트남의 8월은 우기다. 매일 비다. 여행하기에는 썩... 

 

11시 출발 비행기다. 시차로 인해 2시간을 벌어도
수속하고, 시내까지 들어가는 시간 감안하면 현지 4시로 무엇을 할 여견은 안 된다.
걍 짐 풀고 숙소 주변을 둘러 보는 것으로 첫날 일정은 끝이다.
최근 비행기 테러 사고 등으로 기체가 흔들릴 때 마다 불안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도 아침부터 서두른 탓인지 밥 먹으니 졸렸다. 자연스레 걱정도 함께 잠들었다.

공항에 도착해 약간의 환전을 했다. 한국에서 환율을 보고 왔으나 헷갈린다.
10,000동(VND)=약 500원 한다. 화폐 단위가 커서, 몇 번 거래하기 전까지는 감이 없다.
시내로 들어가는 152번 버스를 탔다. 5천 동이니 인당 250원이다.
저렴하다는 잇점 이외에 버스를 타면 좀 더디긴 해도, 현지 속살과 현지인들을 본다는 장점이 있다.
베트남에서 시내버스를 타면서 느낀 건, 위 장점이 나라마다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버스가 쾌적하고 편하면 관광하는 기분이 들 텐데, 베트남 버스는 20-30년은 돼 불편했다.
더러 버스안에서 담배를 피기도 해 짜증도 났다. 호치민에서 버스는 한 번으로 족했다. 

 

 

베트남의 오토바이. 대중교통의 미비로 오토바이 보급률이 높은 듯. 공공재(인프라)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그래도 처음보는 베트남 풍경이 참 신기했다. 언어, 지리, 사람들 행색 모두 새롭다.
누구나 느끼는 바일테지만, 오토바이 떼에 놀랐다. 좀 비하적인 표현 같긴 하지만,,,
횡단보도에서 줄 지어 출발하는 모습이 스타크래프트의 저글링 무리 같았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