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묵는 재미 중 하나는 조식이다. 비싸서 다른 음식은 못 사먹고,,,
부페인 아침은 지갑이 가벼운 여행객에게 양껏 배를 채울 수 있는 찬스다.
베트남은 물가가 저렴해 위 사항이 좀 덜 적용기에 우리는 허세의 도구로 아침을 이용했다.
뭐,,, 특별히 맛 있는 것은 없었고 밥 먹으며 오후 일정을 논의했다.
전쟁박물관 중심으로 도심을 걷고 맛사지 받고 공항으로 출발하면 될 것 같다.
후다닥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섰다. 역시나 덥다. 베낭도 무거우니, 쉽게 지친다.
뻘뻘 땀을 흘리며 박물관 앞에 도착했는데, 문이 닫혔다. 휴무일인가 싶어 운영 조건을 봤으나,
오늘은 아니다. 뭐지? 싶어 좀 더 자세히 봤더니 점심시간에 걸렸다. 12시 부터 13시 30분까지.
젠장. 다시금 멍청하면 손발이 고생함을 느끼고, 근처 카페로 더위를 피해갔다.
그래도 기다림이 무료해, 근처에 있는 꿉마트라고, 우리나라의 이마트 비슷한 마트를 갔다.
당장에 마실 물과, 전 회사 사람들 부쳐 줄 간식거리도 좀 샀다. 근데 계산 후 생각해 보니,
꼭 이걸 지금 사야했을까란 후회가 들었다. 결국엔 다 짐인데,,,
막날에 임박해 사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베낭을 꽉 채우고 다시금 전쟁박물관으로 돌아갔다. 야외에는 미군이 남기고 간 비행기, 탱크 등
여러 전시물자가 전시 돼 있다. 밀리터리에 관심 없는 나는 그냥 건물 1층에 햇볕을 피해 앉아 있었고,
나름 밀덕인 재원이는 흥미를 보이며 지켜봤다. 잠시 눈을 부치고 있었는데 재원이가 오길래...
괜찮은 것 좀 뭐 있냐? 물었고 고엽제 피해자 사진들이 인상적이다.라 답했다.
고엽제 피해자? 이따금 듣던 말이긴 한데, 잘 알지 못 해 잠만 기다려봐 한 후 사진을 보러 갔다.
사진 속 베트남인들은 가히 괴물과 같았다. 장애인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 맞을까 싶은 모습이다.
망가진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라고 해도 이 정도는 못 한다. 조작이 아닐까 하는 설마했지만, 사실이다.
전쟁의 참혹함에 살이 떨렸다. 베트남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겠다.
세계 경찰이라 말하는 미국의 추악한 이면. 이렇게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더러 사진 속 피해자들이 웃고 있는 모습이 있다. 눈물이 났다. 어떻게 살아 왔는지 대단하다.
지금의 나는 조금의 결핍에도 신경 쓰이고, 불안하고 그런데... 부끄러웠다.
그간 매체에서 그려왔던 사이공들의 잔인한 고문과 살인 장면은 다소 조작 돼 있음을 느꼈다.
돈 있으면 그렇게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 수도 있구나... 정의 관점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박물관은 1층에서 3층까지 모두 전시 관련된 사진 자료가 있다. 결국에는 평화를 말하고자 함이다.
이런 대재앙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고엽제 피해자 사진들. 숙연해 진다. 나는 저들보다 가진 게 많은데, 언제 저렇게 환하게 웃어봤던가. 부끄럽다.
3층 출구 곁에 있는, 호치민의 독립 선언문이 인상 깊었다.
모든 인민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조물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다.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미국의 독립 선언문을 그대로 인용했다고 한 구절을 보며,,, 반어 혹은 역설처럼 느껴졌다.
베트남과 미국의 전쟁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말하는 것이고 미국과의
전쟁과는 약 10년 이상 시차가 있다. 호치민이 소련과 중국으로부터의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받기 전에는 미국과 나름 원만한 외교 관계가 유지 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호치민은 하노이에 의한 베트남 통일을 보지 못하고 노환으로 죽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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