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루멜리 히사르행 버스를 타려, 탁심 광장으로 갔다. 이동수당은 튀넬. 케이블카처럼 생겼다.
지하에 있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런데 가이드 책 버스 노선도를 자세히 보니 여기까지 안 올라오고 돌마바체흐 근천에서 타는 게 더 편했을 것 같다.
머리가 나쁘면, 확실히 손 발이 고생한다. T40번 버스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 봤는데, 잘 안 보였다.
지도를 보면서 시내 버스정류장을 열심히 찾고 있는데. 상인이 내게 무얼 찾냐고 묻는다. 나는 T40 버스를 말했고.
그는 친절하게도 잘 설명해 줬다. 괜히 상인이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내가 부끄러웠다.
그의 도움으로 차고지 같은 곳을 찾았고. 방금 t40버스가 지나 가는 것을 봤기에 다음 차를 기다렸다.
시간표를 보니 한 39분 뒤에 오는 거라 살짝 짜증 났다. 방금 운행을 마치고 돌아온 어떤 기사님에게 T42 버스를 가리키며
루메리 히사르???라 묻고 예스란 회답을 받은 후 버스를 탔다. 가이드 책에도 없는 정보를 현지에서 셀프로 찾는 것도 뿌듯~
버스 앞 디스플레이에 정류장 순서가 나온다. 루멜리 히사르 정류장이 보이질 않아 주욱 신경 쓰고 쳐다봣다.
그렇지만 이내 못 가 보스포러스 해안이 내 집중력을 흐렸다. 우와 이렇게 시야가 탁 트이다니. 내 시선은 두 곳을 번갈아 봤다.
이내 18번째인가 19번째인가 루멜리 히사르 텍스트가 떴고, 나는 마음 편히 바다를 봤다. 이 곳은 정말 천혜의 자연환경이구나.
바다가 삶의 터전과 밀접해 있는데 그게 얌전해 사람을 위협하지 않고. 낚시와 레져, 감상의 수단으로만 쓰이다니. 복받았다.
우리나라 바다는 어떤가? 김훈의 흑산을 보면, 남편과 아들을 잡아 먹어 두렵고 원통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대상. 너무 대비된다. 여기엔 심청이 같은 전래동화가 당연히 없겠지???
평일 대 낮에 한가롭게 낚시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니. 그런 생각이 아니 들을 수 없다.
실수로 한 정거장 전에 내렸다. 뭐,,, 실수해 좀 그렇긴 하지만, 바닷가 한 정거장 걷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한 5분 걸어 도착했다. 입구를 찾아 들어가려 하는데. 문이 닫혀 있다. 이상해 책을 보니, 목요일 부터 연단다.
여긴 이렇게도 쉬는구나. 뭐지 싶기도 하지만, 자세히 확인 안 한 내 잘못이다.
낚시꾼들을 비롯, 조깅이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고, 저 망루에 있었을 병사들은 얼마나 여유롭고 한가했을까?
루멜리히사르는 술탄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포위하면서, 흑해로부터의 지원물자를 차단하기 위해 건립한 군사시설이다.
반대편 해안까지 약 800미터로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틀어 제일 좁은 구간이다.
위에서부터 보급 물자를 실은 배가 오면 여기서 포탄을 쏴 격추시킨다.
갑자기 요것과 비슷한 강화도 초지진등이 생각났다. 병인양요 때 미국배는 강화도와 김포 사이의 좁은 해로를 타고 올라왔다.
강화도 쪽에 있는 초지진 등이 외국배를 보자 포탄을 발사했고, 미국 병사들도 그 시끄러운 소리에 죽음을 예상했지만,
미국 배는 단 한 척의, 단 한명의 물적, 인전 손실 없이 안전하게(?) 해로를 거슬러 올라, 육지에 닿았다.
조선의 포탄이 100m 채 안 갔기 때문이란다. 1493년도와 1860년대에 400년의 시차가 있지만,
조선의 군사 기술력은 400년 오스만 제국만 못하다. 그러니 개 털렸지...
아무리 사농공상이라 기술력이 인정 못 받는 시대라 하더라도... 너무 하다 싶다.
예전에 강화도 트래킹 시, OO진에서 찍은 사진. 조선의 포탄은 무거워, 바다와 바다 사이를 넘지 못 했다.
강화도에 시설이 미비했던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중세까지 조선에게 적이란 위쪽의 오랑캐와 아래의 왜구였으니깐.
둘 다 육지로 침입하니깐, 선택과 집중 관점에서 강화도는 전략적 요충지가 아니라 투자를 덜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극은 조선의 군사력이 전, 후방 가리지 않고 취약했다는 데 있다.
중국과 사대관계 속에서,,, 대국의 우산만 있으면 그 어떤 비도 피해갈 수 있다는 조선 지도층의 비루한 세계관은
제국주의가 몰고올 비가,,, 중국이란 큰 우산도 작살 낼 수 있다는 태풍이었음을 몰랐다.
그리고 지도층들의 무능력은 고스란히 백성들의 고생을 초래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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