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등학생 같은 어린애들이 많이 보였다. 나에게 먼져 헬로우라며 알은 체를 한다.
유럽인은 많이 봤어도 아시아인은 아직 못 봐 신기했나보다. 나도 반갑게 화답하며 표를 끊었다.
터기의 초등학생들, 우리나라 학생들이 경복궁이나 불국사 가듯, 그들도 이리로 소풍 왔겠지???
공항 검색대의 그것 같은 거를 통과하고. 배낭은 반입이 안 돼 입구에 맡겼다.
궁 입구에 줄이 길어 가까이 가 보니 개인 관람은 안 되고, 가이드 입회 하에 단체로 진행되는 형식이다.
문화재 홰손 위험이 있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따. 어쨌든 기다리는 동안 궁전의 조형물이며
건물 무늬, 청동 화분 사진을 찍었따. 어쩜 이렇게 세세한 것 까지 신경 써 만들어 놨는지 신기했다.
말 그림이 무슨 그리스 로마 신화 내용인 줄 알고 자세히 봤는데, 순간 여기는 이슬람의 터키라는 걸...
화려한 대리석 문양들, 찰흙도 아니고 어쩜 딱딲한 대리석을 요롷코롬 정교하게 조각했을까... 신기...
악어와 싸우고 있는 사자, 궁전 조각품들이 모두 술탄의 품격와 위엄을 드러내는 데 적합한 거 같다.
이슬람의 정통 문양 혹은 문자 같은데, 무슨 뜻인 줄 모르겠다.
12시 좀 안 돼 가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160이 좀 안 돼 보이는 여성이었다.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는 등의 주의 사항을 말하고 본궁 관람이 시작됐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사진 찍으려면, 비싼 돈 주고 특별관람을 해야한다고 한다.
나는 들어서자 마자 그 화려함에 입이 쫙 벌어졌다. 이게 로코코 양식이랬나?
무튼 카페트, 대리석, 크리스탈, 그리고 규모...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사진 못 찍는 게 아쉽다.
화려함의 극치 속에 코끼리 상아탑 장식이 기억에 남는다.
아쉬운 마음에 상아를 찍은 엽서를 샀지만 확실히 내 감상이 담기지 않아 부족하다.
궁내를 둘러보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구경한 신라 호텔 VIP 객실이 생각났다. 비슷한 느낌이다.
신라호텔 리모델링 디자이너들이 유럽 궁에서 힌트를 얻은 게 아닐까 싶다. VIP 끝은 황제 코스프레니깐.
정말 그 크기와 규모가 한 동안 잊혀 질 것 같지 않으며. 앞으로 어딜 가든지 여기 이상의 화려함은 못 볼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조선 왕들의 검소함이 대비됐다. 솔직히 하려면 이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경복궁 그 이상 못 했을까? 중국 황제의 화려함은 넘어 서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날 톱카프궁전(구 궁전)을 둘러보며 내 생각이 좀 잘 못 됐음을 알았다.
매우 화려한 돌마바체흐(신 궁전) 대비 아주 소박하며, 검소했다. 이 돌마바체흐가 20세기 전후로 해서,
약해진 술탄의 권위를 세우고자 재정의 파탄을 무릎쓰면서까지 공사를 진행한거라 매우 화려할 수 밖에 없었다.
경복궁을 재건한 흥선대원군이 생각난다. 국가 내외부적으로 힘들었던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 후, 터키는 아타튀르크에 의해, 조선을 일본에 의해 나라의 주인이 바뀐다.
떨어진 국력이 좋은 건물 세운다고 회복되나?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위신을 명품(브랜드 & 재력)으로 대신한다는 것도 비슷한 문제라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외전(업무공간)에 속하는 셀림 관람을 다 하고, 내궁(숙소)에 속하는 하렘을 갔다.
왕의 사적 공간. 외전의 화려함이 이런데 생활 공간은
얼마나 더 화려할까 싶엇다. 여자들이 잇는 공간이 더 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 않았지 싶은 생각에서다.
근데 오히려 화려한 양식은 매우 자제한 느낌이다. 규모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확실히 구성하고 있는 내용물이 소박하다.
보이는 것은 화려하게 안으로는 내실있게란 측면에서 균형을 맞춘 느낌이다.
어디를 가든, 화려한 대리석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 돌마바체흐는 보존해야 할 유물과 역사지만,
이 화려함을 만들기 위해 착취됐을 당시 민중들의 피와 땀은 누가 기억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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