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로 돌아가니 8시 좀 못 됐다. 9시 레드투어 차량에 맞춰 나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대충 아침을 먹고, 짐을 리셉션에 맡겼다. 이 정도의 서비스는 가뿐하게 해줘 다행이다.
어제 나를 태웠던 차량이 20분 쯤에 와 차량에 탑승했다.
나 혼자임에도 20분에 왔따는 게(원래 차량 탑승 시각은 9~10시 사이) 거슬리긴 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앞에 앉았다.
다른 일행을 태우기 위해 괴레메 마을을 돈다. 아침에 탔던 가족 내외가 또 탔다. 한국인이세요? 라며 웃으며 인사한다.
아침에 나를 못 알아 봤던 모양이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인 한 명이 탔다. 매우 거구다. 걷는 게 힘들어 보인다.
첫번째 일정은 우치히사르. 멀리서만 보던 거를 가까이 가서 보았다.
어떻게 돌을 파고 들어가 살 생각을 했을까? 신기하다.
그들에게 종교적 신념이 그렇게 중요했을까? 배드로가 생각났다.
그는 예수 생존 시, 함께 했떤 기적들을 몸소 체험한 1대 제자다.
성경에 나온 장님이 눈 뜬 것도, 앉은뱅이가 일어선 것도 모두 함께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막상 현실의 죽음이 두려워 예수를 부정했다.
눈 앞의 기적들을 통해, 죽으면 영생에 이른다는 확신이 누구보다 강했어야 할 그다.
그런 그 임에도 예수를 부정한 걸 보면, 사람은 현실의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할 뿐더러.
기독교에 대한 의문이 다시 한 번 드는 대목이다.
대략 사진 찍고, 어제 내가 방문했던 자연사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가는 게 아니였는데. 괜히 돈 아까웠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혼자서 다녀오길 잘한 것도 있다.
아무래도 이런 패키지 식의 여행은 나 혼자 생각할 것도 볼 것도 제한 돼 있어. 불편하다. 자기 합리화인가? ㅎ
말레이시아 여성 2명을 태우고 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말레이시아가 영어권 국가였는지. 영어를 잘 한다.
덕분에 말 통하는 동양인 여성(?) 2명이 나타나자 호주인은 말이 많아 졌다.
입장 전, 한국인 남자 꼬맹이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해 일행은 잠시 기다렸다.
그런데 10분이 지나도 안 나온다. 가이드가 들어갔다. 5분 더 지나서야 아줌마가 한 쪽에 쇼핑백을 들고,
서둘러 뛰어 나오는 게 보였다. 뭐지? 쇼핑 하느라 다른 사람들 시간 뺏는 게 상식적인 행동인가???
사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 쇼핑백만 안 보였어도 이렇게 어이 없진 않았을 텐데.
전형적인 어글리 코리안 같아서 다른 외국인 일행들 보기 챙피했다.
3일 째 되니, 괴레메마을의 풍경이 익숙해졌다. 아름답고 놀아운 지형이긴 하지만 지루하다.
일찌감치 자연사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출구에서 기다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유럽에서 온 할머니, 할아버지 일행이 많았다.
그런거 보면, 우리나라와 유럽의 연금제도를 포함한 노후의 삶이 비교된다.
우리나라 그 연령대의 부모님들은 어떤가? 자식 잘 키워보겠다고 열심히 일만 하시고. 지금은 뭐 남은 것도 없고.
자연사 박물관의 유럽인들, 유독 높은 연령층이 많다.
먼저 와있던 가이드와 얘기를 했다. 일은 얼마나 했으며, 나이는 몇인지. 5년 일했따. 했고 나이는 놀랍게도 82년생이다.
40대라고 해도 믿을 인상인데. 나도 노안이라 생각하는데. 여기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 ㅋㅋ
나 역시도 3일 만에 다소 지루함을 느꼈는데, 5년 일한 그는 어땠을까? 가이드 하는 사람은 물론 달라지겠지만,
매일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말 하는 게. 지겹지 않을까? 한 번 물어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기다리니 일행들이 속속 도착한다.
한국인 일행들이 오기에 아이들 2명, 연로하신 어머님 데리고 여행 다니시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물었다.
나도 조카들 때문에 그 일이 힘들 다는 것은 조금 알기에 던진 말이었다.
자신의 수고로움 알아주는 사람 만난 게 기뻤던지 화답이 길다.
공통의 화제를 찾은 우리는 이런 저런 얘기를 시작했고,
다음 장소로 이동 전 화장실을 간 나는 아까했던 오해가 풀렸다.
사람은 많은데 화장실이 그 곳 하나 밖에 없어 줄이 엄청 길었다.
애가 줄을 기다리는 동안 아줌마가 쇼핑을 한 것 같다.
우리의 대화는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다. 혼자 여행하는 남자 청년의 일신상에 관한 것이 궁금한 모양이다.
결혼하기 전에 여기저기 둘러본다 하였고, 여자친구는 한국에 있다 했다.
자연사박물에관에서 아이들과 사진 찍다 여자애가 인형을 뒤로 떨어뜨려 내가 주워 준게 고마웠는지 음료수를 사겠다고 했다.
나는 감사하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그 후로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이미 익숙한 지형이라 사실 그게 그거였다.
누누히 생각하지만, 역치를 넘지 못하는 자극은 무위로 끝난다.
가족바위
데브렌트 계곡, 낙타바위
파샤바 계곡
차우신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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