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7. 5. 22. 17:57


식구가 늘었다. 짐도 늘었다.

집이 좁아 기존의 짐들을 정리해야 한다.

가전을 제외하고 나면 옷과 책 뿐이다.


그녀는 내게 안 보는 책들을 팔라고했다.

나는 싫다고 했다. 지식인 책을 버릴 수는 없었다.


고민하다 책을 정리하기로 했다.

나의 지식 혹은 자신감이 책 몇 권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나는 부족한 내면을 책 몇 권으로 가림막하려 했던 것인가?


맹목적으로 돈과 유명 브랜드를 모으는 사람과

유명인들의 책을 모으는 나와 무엇인 다른가?


유명 브랜드를 걸쳤다고, 그 사람이 유명 브랜드가 아니듯

지식인들의 책을 갖고 있다고 내가 지식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본주의로 외양을 치장하고,

나는 지식이란 허영으로 나를 꾸미고 싶었을 뿐이다.


살불살조다.

배움, 개선을 향한 의지로 책을 보는 것은 좋지만

책 자체에 나 자신이 함몰 되서는 안 된다.


법정스님이 난을 버렸듯

나도 책 욕심을 버리련다.


몇 권의 책을 더 본다고

몇 권의 책을 안 본다고

내 삶은 크게 영향을 안 받는다.


나는 이미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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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성경공부2017. 5. 4. 12:52


창세기전에 나오는 얘기다. 

성경을 안 본 사람이라도 들어봤음직한 이름이다.


아담과 하와의 아들이다.

동생인 아벨이 하나님 사람을 독차지 하는 것 같아

형인 카인이 질투로 눈이 멀어 동생을 죽인다는 내용이다.


요새 육아 책을 더러 봐서 그런지,

둘째가 생기면 첫째의 질투가 심하다는 내용을 심심찮게 본다.


아무래도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

그것이 반 이상으로 쪼개지니

어린나이에도 동생을 경쟁자로 생각하나보다.


이런 맥락에서 카인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는 주위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 했는데,

지금은 관심도 안 가져 주니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나?


그런데 여기서 나는 두 가지 아벨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싶다.


첫 번째는 삶의 행복을 외부에서 찾은 것이다.


카인은 남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이 나를 사랑하던, 그렇지 않던 나만의 길을 가면 된다.

그들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것이 두려워 전전긍긍하면 안 된다.

물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주변 사람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게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서는 안 된다.


카인이 자존감이 강해서, 자애심 또한 충만했다면

하나님과 부모님의 인정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둘 째는 욕심의 지나침이다.


여기서 형과 동생은 가족 내 계급 구분이고,

보다 확장시켜서 생각한다면 더 가진자와 덜 가진자로 볼 수 있다.


동생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모든 사랑을 형이 받았다면,

총량으로 봤을 때 형이 받았던 사랑이 더 클 수 있다.


그런데 여태껏 받았던 것은 물론 지금 받고 있는 것은 도외시 한 채,

그 한 순간에 하나님이 동생을 좀 더 편애한 것으로 배아파 하는 것은 

자족하지 못하는 삶의 태도다.


만약 그가 여태 받은 것에도 감사했다면,

자기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자로써, 동생에게 가는 것에도 응당 배아파 하지 않았으리라.


99를 가진 자가 100을 채우기 위해 

1밖에 없는 자의 소유물을 빼앗으려 하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자존감이 부족하고, 욕심 많은 카인은

동생을 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가족 공동체를 파괴한

인류 최초의 범죄자가 됐다.


그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 되면서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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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일상2017. 4. 30. 18:08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이라는 말이 있다.


방송인 구영회씨는 저서 '지리산이 나를 깨웠다'에서

자신의 그물은 외로움이라고 했다.


이 말을 오래 알고 지내던 나였는데,

그처럼 구체적으로 나에게는 그물이 무엇일지 생각못했었다.


저 문구를 보고, 생각했다. 답은 금방 나왔다.

나는 나의 그물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무의적으로 생각 안 하고 피해 왔을 뿐이다.


열등감 및 자기 비하, 그리고 타인으로 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나의 그물이다.

나 스스로 나를 작고 볼품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원래 내부의 적이 더 무서운 법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면 속 편하다.

나는 더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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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6. 5. 1. 12:40

내가 취업준비를 하던 2010년만 하더라도,

조선사는 대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곳 중 하나였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 등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회사다.

최고 연봉은 물론이며 신규 고용 창출 및 수출 주도를 통한 내수 경기 활성화, 경상 수지 개선 등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를 한다는 자부심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보면, 조선사 구조조정 이슈가 화두다.

세계금융위기가 진화된 2010년 부터 경제가 침체기에 이르러 선박 주문 건수가 줄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원 개발 산업 등을 시도했는데 이마저도 부실했고,

최근에는 원유 하락으로 수주 건수가 0건이라 누적 적자가 수 조원이라는 것이다.


취업 낙방을 경험하던 2010년에는 위 회사에 들어간 사람들이 부러웠다.

짱짱한 스펙은 물론이며, 앞으로 떵떵거리며 살 모습까지.

무엇하나 확실한 게 없었던 나와 비교해, 그들은 다 가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때만 해도 회사가 부정회계로 망하고, 몇 천명씩 잘라낼 줄 누가 알았겠나?

브릭스니, 친디아니, 뭐 제2의 브릭스니 등등 낙관적인 경제 전망론만 판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L의 실직 얘기가 들려오고, 그 이후 소식은 전해지질 않는다. 

K는 은행과 D회사를 두고 고민했는데, 은행 가길 잘했다고 한다.

그런데 또 나중에 어떻게 아랴. 또 한 번의 금융위기가 닥친다면, K도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다.   


대다수의 평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자존감을 지키기 어렵다.

꿈이니, 자아실현이니 다 좋은 말이지만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또한 자존감을 지키는 방식에 있어 예전보다 부쩍 외부 변수의 영향이 커진 것 같다.

나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세계 경제의 흐름, CEO의 경영 전략, 정부의 경제 정책 등에서

더 큰 영향을 받고 내 근속년수가 결정되는 것 같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은 업무 전문성을 통해 인정 받으려고 하기보다 30대 초반부터 퇴직 후 인생설계를 한다.

내 주위만 봐도 그렇다. 공사 다니는 친구가 40대에 식당 차릴려고, 주말에 부지런히 한식 자격증을 공부하며

같은 회사에 있는 공채 출신 사람들도 퇴사 후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전문직을 준비중이다.

하나만 파도 전문가로 인정 받기 어려운 직무가 많은데, 이들이 딴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제대로 퍼포몬스가 나올까? 

몇백대 1의 경쟁율 뚫고 들어온, 유능한 사람들도 고용에 불안을 느끼는 세상이 제대로 된 세상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결정되는 것이 많아지는 세상일수록

허무주의가 판칠것이며 이는 조직 및 사회 전체의 무기력함으로 확대 될 것이다.    


지금의 나는 비록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세상은 끊임 없이 변한다.

그리고 그 세상은 나에게 유지 됐으면 하는 세상이지만,

내 친구, 지인들이 살아가기에는 벅차고 힘든 곳이며,

내 조카와 자식들이 살아 내기 힘든 곳 일 수 있다.  

이런 세상에 순응해 살 기도 싫고, 개혁하기 위해 뛰쳐나올 용기와 능력도 없다.


나는 어떻게 자존감을 지키며 한 평생 살 수 있을 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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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일상2016. 3. 13. 22:08


KBS <다큐공감> '생명의 파수꾼, 소방관'편을 봤다.

카메라는 화재 신고에 출동하는 소방관의 기도하는 모습을 담았다.

으례, 불 잘 끄고 자신의 안위를 보장해 달라는 기도일 줄 알았다.

인터뷰는 정반대였다.


"생존자가 있다면 살아만 있어라. 우리가 간다."


서해대교 주탑 화재 진화 과정에서 순직한 故이병곤 소방관님 화면도 나왔다.

유족에겐 감당키 힘든 슬픔이었을거다. 왜 거기있었을까? 왜 하필 우리 아빠였을까?


존경스럽다.

세상에서 나와 가족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그들의 직업 윤리는 선천일까, 후천일까?


지금도 고생하고 있을 그들을 위해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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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6. 2. 19. 00:11



전작을 보고 골랐다.

저자가 서문에 밝히듯 어렵다.

특히 기술적인 얘기를 할 때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빠르다.

이해가 아닌 포기가 빠름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안 것은 WWW의 위대함이다.

한창 인터넷이 깔리던 2000년대 전후 유행하던 말인데,

나는 강산이 한 번은 바뀐 상전벽해 후에야 알았다.

DOS(메뉴 실행의 Text 입력)에서 Windows(메뉴 실행의 Image 클릭)로의

진화 그 이상으로 훌륭하고 IT 발달에 큰 기여를 했다.

그나마 이제서라도 알게 돼 다행이다.


이 책을 보면서도 많이 나 스스로 바뀌었음을 느낀다.

예전 대행사 있었을 때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며,

우리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나? 위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어떤 원리와 구조로 이뤄졌는지 생각을 한다.

물론 IT 세계는 범위가 넓고 깊이도 헤아릴 수 없어 모든 것에

구조 분석적인 사고를 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아는 분야에만이라도 플로우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기술 기획 2년차라 아직 모르는 게 많지만, 5년 후를 생각한다.

지금보다 많이 그리고 크게 성장해 있을 내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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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6. 2. 13. 23:50



고 최인호 선생님이 경허 스님에 관해 쓴 책이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 그의 불교 관련 저서를 보며,

상당히 조예가 깊음을 느꼈는데 그 배경을 알았다.


조선시대 선사 경허의 일대기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중국에 불교가 도입된 전반적인 얘기를 다룬다.

그런 것들은 부수적이다.

불교 도입의 역사를 알면 어쩔 것이고, 모르면 또 어쩔 것인가.

예전 성철 스님은 수도승으로 하여금 책을 보지 말라 하셨다.

지식이 마음을 들여다 보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그러셨음이다. 


경허를 비롯한 많은 수도승들이 끈질지게 잡은 질문.

나는 누구인가. 시간은 무엇인가. 부처는 무엇인가.

만물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나?

부모 이전의 나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다시금 잡았다.


"수행하는 사람들은 결코 마음 밖에서 찾지 마라"


언제나 그랬듯 시작과 끝은 마음이다.

그 안에서 나든, 시간이든, 부처든 무엇이든 생하고 멸한다.

내가 있기에 만물이 있고, 없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마음은 어디로 가는가?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성경공부2016. 2. 1. 00:02

 

 

여자친구 덕에 10년 만에 교회를 갔다. 작년 10월이다.

겨자씨만한 믿음도 없었다. 단순한 쇼잉이고, 예의다.

누구의 권유로 종교 생활을 한다는 수동성이 싫다.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믿기 위해 노력하는 수고스러움, 억지도 싫었다.

진정성 없는 믿음에 물 뿌린다고 싹 트겠는가.

내가 너를 좋아해서 네 사상과 가치들을 존중하듯이,

네가 나를 좋아한다면 내 종교관도 이해해달라는 게 내 주장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여자친구 부모님이 개입되자 얘기는 달라졌다.

여자친구 따라 교회 나간 자리에서 앞으로 계속 나오라고 하신다.

수평적인 여자친구의 관계에서 나는 종교의 자유를 논할 수 있었지만,

수직적인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내 권리를 말하다간, 싸가지 없는 놈이 된다. 

프레임의 덫이다. 그 권유에 4개월여 꼬박 교회를 나갔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반나절 이상을 교회에 머무른다.

예배를 본 예배와 청-장년부 공동체 예배 2번 드린다.

각기 다른 목사님이 다른 말씀으로 설교를 한다.

다행히 좋은 말씀이다. 시간이 그렇게 아깝지만은 않다.

 

좋은 종교인이란 무엇인가? 이 시대의 종교인은 어때야 하는가?

라는 나의 질문에 그들은 말씀과 행동으로 보여주신다.

청년 실업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년층을 걱정하며

다문화 가정과 북한 동포들을 위해 기도한다.

교회 건물 1층을 다자녀 가구에 무상 임대해 그들의 경제적 자력을 돕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급식을 지원한다.

또한 가평에 요양시설을 지어 다양한 복지사업에 앞장선다.

 

돈과 성추문으로 얼룩진 목사님,

타 종교에 배타적인 열성 신자들을 보며 개독교라 그랬는데,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와 그간의 오해를 반성한다.

 

한 동안은 교회에 나갈 것이다.  

세상이 좋아지길 바라며 행동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나도 착한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한다. 

그리고 비록 겨자씨만큼이라도 세상을 좋게 만드는데 내가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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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과 카인  (0) 2017.05.04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일상2015. 12. 13. 19:49

 

 

불교의 가르침이다.

 

삶의 목적지에 도착했으면

육체에 미련을 두지마란 뜻으로 이해했다.

 

내게 주어진 과업을 발견하고 이뤘으면

이생에 더 이상 미련도 애착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삶의 지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얼마나 더 오래 사는냐가 아니라

짧은 생을 살더라도

내가 이 생에 어떤 연유로 왔는지

그것을 찾아 이루는 데 있어야 한다.

 

그 연장 선상에서

내게 주어진 과업을 이생에서 발견하고 이뤘다면,

굳이 환생할 필요도 없다.

 

무엇을 더 얻고자

힘들게 태어나 주위 사람 고생 시킨단 말인가. 

이미 다 이뤘거늘.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5. 9. 20. 16:08

 

업무 관련 기초 체력을 늘리고자 본 책이다.
학부 전공은 상경이고, 첫 회사도 디지털 대행사라
직종은 개발 기획이지만, 아는 게 없다.

목차를 보고 대략 훑어 보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책을 덮는데 오래 걸렸다.

내 읽는 속도가 더디기도 하지만, 내용이 원체 재미 없다.
마치 성경에 누가 누구를 낳았고, 누가 누구를 낳았고...
대략 그런 느낌이다.

소설의 기승전결에 기인한 텍스트가 아닌
백과사전 식의 나열형 텍스트라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내용은 좋다. 나처럼 IT 종사자면서, IT 문외한이라면 봐야한다.

MS,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현재 리딩IT 업계의 출생과 성장 배경을 말하고,
서비스 및 구현에 적용된 기술도 설명한다.
해당 업체의 성공 배경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서비스 및 플랫폼을 구상하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그 중 인상 깊은 부분 몇개만 나열한다.

'하드웨어가 팔리려면, 하드웨어에 어울리는 생태계가 마련되야 한다.'
 - 삼성의 스마트 TV가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이유를 이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잡스가 애플 TV를 기획했다면, 유저가 스마트 TV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방송국은 물론, 음반, 신문 및 잡지 업계의 종사자들과 컨텐츠 제휴 협정을 맺었을 것이며
   더 나아가 TV용 App 개발을 독려하려 개발 지원 및 수수료 정책 책정 등 다양한 노력을 했을 것 같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해서 갑자기 무슨 신통방통한 도깨비 방망이를 얻어서
 오늘날과 같은 거대한 혁신을 이룬 것이 아니다.
 1985년부터 미래를 내다본 꾸준한 투자완 끊임없는 혁신을 했던 넥스트를 이끌지 않았다면,
 오늘날 애플의 재탄생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 애플의 OS와 APP개발에 활용되는 도구는 2-3년 사이에 만들어 진 게 아니라,
   위와 같이 오랜 시간 동안 개발하고 보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우리나라도 단기적인 성과 지향에서 장기적인 가치 지향의 경영 문화가 안착해야
   세계를 리드하고,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 탄생하지 않을까?


'구글에서 유능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은 즐거웠지만, 무엇이든지 데이터 중심으로, 공학적으로만
 결정하는 회사의 업무 진행 방식 안에서 디자인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다.
 툴바에 적용할 파란색을 결정하기 위해서 41종이나 되는 파란색 계열 컬러를 하나하나 테스트하고,
 웹페이제 노출된 괘선 부분과 관련해 3픽셀이 좋을지, 4픽셀이 좋을지에 대해서 토론하는
 수치지향적 환경에서는 진정한 디자인이 나오기 힘들다.'
 - Data 및 수치 만능 주위를 경계해야 한다. 확실치 않은 미래를 예상함에 그것을 참조해야 하지만,
   그것이 늘상 최선은 아님을 상기하자. 이는 비단 주관이 강하게 개입되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신상품 기획 및 제휴 업체 모색 등의 본디 이론 기반의 영역에서도 고려돼야 한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