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2016. 2. 1. 00:02

 

 

여자친구 덕에 10년 만에 교회를 갔다. 작년 10월이다.

겨자씨만한 믿음도 없었다. 단순한 쇼잉이고, 예의다.

누구의 권유로 종교 생활을 한다는 수동성이 싫다.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믿기 위해 노력하는 수고스러움, 억지도 싫었다.

진정성 없는 믿음에 물 뿌린다고 싹 트겠는가.

내가 너를 좋아해서 네 사상과 가치들을 존중하듯이,

네가 나를 좋아한다면 내 종교관도 이해해달라는 게 내 주장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여자친구 부모님이 개입되자 얘기는 달라졌다.

여자친구 따라 교회 나간 자리에서 앞으로 계속 나오라고 하신다.

수평적인 여자친구의 관계에서 나는 종교의 자유를 논할 수 있었지만,

수직적인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내 권리를 말하다간, 싸가지 없는 놈이 된다. 

프레임의 덫이다. 그 권유에 4개월여 꼬박 교회를 나갔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반나절 이상을 교회에 머무른다.

예배를 본 예배와 청-장년부 공동체 예배 2번 드린다.

각기 다른 목사님이 다른 말씀으로 설교를 한다.

다행히 좋은 말씀이다. 시간이 그렇게 아깝지만은 않다.

 

좋은 종교인이란 무엇인가? 이 시대의 종교인은 어때야 하는가?

라는 나의 질문에 그들은 말씀과 행동으로 보여주신다.

청년 실업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년층을 걱정하며

다문화 가정과 북한 동포들을 위해 기도한다.

교회 건물 1층을 다자녀 가구에 무상 임대해 그들의 경제적 자력을 돕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급식을 지원한다.

또한 가평에 요양시설을 지어 다양한 복지사업에 앞장선다.

 

돈과 성추문으로 얼룩진 목사님,

타 종교에 배타적인 열성 신자들을 보며 개독교라 그랬는데,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와 그간의 오해를 반성한다.

 

한 동안은 교회에 나갈 것이다.  

세상이 좋아지길 바라며 행동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나도 착한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한다. 

그리고 비록 겨자씨만큼이라도 세상을 좋게 만드는데 내가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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