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7. 5. 22. 17:57


식구가 늘었다. 짐도 늘었다.

집이 좁아 기존의 짐들을 정리해야 한다.

가전을 제외하고 나면 옷과 책 뿐이다.


그녀는 내게 안 보는 책들을 팔라고했다.

나는 싫다고 했다. 지식인 책을 버릴 수는 없었다.


고민하다 책을 정리하기로 했다.

나의 지식 혹은 자신감이 책 몇 권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나는 부족한 내면을 책 몇 권으로 가림막하려 했던 것인가?


맹목적으로 돈과 유명 브랜드를 모으는 사람과

유명인들의 책을 모으는 나와 무엇인 다른가?


유명 브랜드를 걸쳤다고, 그 사람이 유명 브랜드가 아니듯

지식인들의 책을 갖고 있다고 내가 지식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본주의로 외양을 치장하고,

나는 지식이란 허영으로 나를 꾸미고 싶었을 뿐이다.


살불살조다.

배움, 개선을 향한 의지로 책을 보는 것은 좋지만

책 자체에 나 자신이 함몰 되서는 안 된다.


법정스님이 난을 버렸듯

나도 책 욕심을 버리련다.


몇 권의 책을 더 본다고

몇 권의 책을 안 본다고

내 삶은 크게 영향을 안 받는다.


나는 이미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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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