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행 터키항공. 우리나라 사람은 별로 없다. 밤 비행기라 그런지 기내식 주고 일찍 소등한다.
불을 끈다고 쉽게 잠이 오진 않는다. 혼자 하는 해외 여행에 대한 설렘 때문이다.
창가자리라 자연스럽게 시선을 밤 하늘에 두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별이 멀긴 했지만 위가 아닌 옆 쪽에서 반짝인다는 점이다.
전에 없던 경험이다. 기존에는 소등할 만큼 긴 비행이 없었으며,
있다 해도 창가가 아니라 밖을 볼 수 없었다. 매우 신기하며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비행기 핸들을 좌로 틀면 이대로 저 별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무 환상이 큰가? ㅎㅎ
무튼 잠을 청하긴 했으나, 불편했다. 그래도 시간은 흘렀다.
어느덧 이스탄불에 이르렀고, 창 밖을 보니 주황색 불들이 숲을 이뤄
어두운 도시를 밝게 빛낸다. 피곤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들어온다.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 후 국내선 환승장을 찾아갔다.
국제선 이르기 전에 있는데, 사람들 따라 가는 길 생각 없이 따라가다가 엄한 데 줄 섰다.
Domestic Transit 표지판을 놓치면 안 된다.
버스로 카파도키아로 갈 수 있지만, 3만원에 10시간 걸리는 점에 비해
국내선이 7만원에 1시간 걸리기에 나의 선택은 당연히 후자였다.
단, 장시간 버스를 타는 것도 괜찮은 경험 일 것 같아서 이스탄불로 돌아올 때는 야간 버스를 타기로 마음 먹었다.
시간이 좀 남아 하나은행에서 만든 체크카드로 돈을 찾으려 했다.
근데 핀코드 6자리를 몰라 돈을 못 찾았다. 아무거나 누르다. 결국 정지당했다. 젠장
나중에 알고 보니, 기존 비밀번호 뒷자리에 00을 입력해야 한다고 한다.
식은 땀이 났는데, 다행스럽게 가져갔던 다른 체크카드에서 인출이 가능했다.
약 10분을 걸어 국내선 입국 하는 곳에 다다랐다. 여권을 보여주며, 검색대를 지나는데
검사원이 가방에 뭐가 있다며 안 된다고 한다. 그리고 손으로 다른 방향을 지시하는데
터키말이라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한 5분을 나는 안 되는 영어로 그는 터키어로
서로 뭐라뭐라 말하는데 진심 멘붕 왔다. 그러다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인천 공항에서 샀던 양주가 배낭에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류는 반입금지 아니던가.
뭔가 희망을 발견하고 배낭을 수화물로 부쳤다. 그리고 나서 다시 검색대를 지나니 통과!
이렇게 낯선 여행지에서는 모든 게 서툴다. 멀쩡하던 사람도 바보가 된다.
그래도 이런 게 경험이고, 지나고 나면 추억 거리 아니겠는가.
아타튀르크 공항 국내선 입국 수속대 근처
네브쉐이르 행 비행기까지 시간이 넉넉해 Priority Pass 라운지를 갔다.
간단하게 요기하고, 가져간 책을 좀 봤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현아에게 현황 보고했다.
그리고 이번 터키 여행을 가능케 해준 친구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차이티, 올리브, 치즈, 도넛 & 라운지 전경
기내에서 좀 잤다고 하나, 시차로 피곤했다. 난생 처음 겪는 7시간의 시차. 비에 젖은 신발처럼 꿉꿉하다.
몸이 있는 곳은 새벽인데, 생체시간은 점심이다. 사람이 시차 1시간을 적응하는데 하루 정도 소요 된다고 한다.
9일 일정이니깐, 나는 적응하기 바쁘게 돌아가야 한다. 쩝. 뭔가 억울하다.
3시간을 기다려 네브쉐이르 행 비행기를 탔다. 1시간 비행인데. 조식을 준다.
계란 오믈릿 뭐 그런 비슷한 거였다. 비행기에서 할 게 없어 또 창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지형이 특이하다. 색은 물론이며 지류가 만들어낸 불규칙 적인 땅 모양.
다채로운 색깔(회색, 녹색, 붉은색), 질서 없는 높낮이 등은 경이롭다.
네브쉐이르 공항에서 수속 할 때도 시간이 지체됐다.
내 캐리어만 안 나왔다. 남들 다 떠나고 나랑, 중국인 여자 2명만 남았다.
분실되거나 파손됐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우에 나란 사람이 그런 건지 아니면 대다수 사람들이 그런지,
대게 그런 상황에 처하면 불길한 혹은 최악의 경우를 상상한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더욱 크게 상상함으로써 더 큰 불안에 몰아 넣는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인간의 나약함, 부정적인 사람의 특성이라기 보다
안 좋은 상황에 처했을 때 최악의 경우를 상상함으로써 난국을 타개하고자 하는
인간의 적응 본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어찌됐든, 불안에 떠는 우리에게 공항 직원이 오더니, 이름 확인 후 오라고 한다.
옆 구획으로 가더니, 뭐라뭐라 설명한다. 정확하게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략 캐리어속 랩탑 피시가 문제였던 모양이다. 캐리어를 열어 문제 없음을 확인 시켜주고
드디어 기뿐 마음으로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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