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2014. 10. 26. 21:19

 

 

이 책은 아래와 같이 한 줄로 요약 할 수 있다.
이아손이 흑해와 쉼플레가데스를 건너 금양모피를 얻다.

저자는 간결해 보이는 위 내용에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부여한다.

좌절을 자주 경험하는 독자들을 위하여 활을 겨누듯이 겨냥하고 쓴다.
먼 길을 가자면 높은 산도 넘고 깊은 물도 건너야 한다.
먼 바다를 항해하자면 풍랑도 만나고 암초도 만난다.
이 장애물들이 바로 개인의 흑해, 개인의 쉼플레가데스다.

이것이 두려워 길을 떠나지 못한다면, 난바다로 배를 띄우지 못한다면
우리 개개인에게 금양모피는 없다. 흑해와 쉼플레가데스는 누구에게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쉼플레가데스 사이를 지나고 우리의 흑해를 건너야 한다.
시작 없이, 모험 없이 손에 들어오는 '금양모피'가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가 넘어야 하는 산은 험악할 수도 있고, 우리가 건너야 하는 강은 물살이 거칠 수도 있다.
우리가 건너야 하는 바다도 늘 잔잔하지는 않다. 하지만 명심하자.
잔잔한 바다는 결코 튼튼한 뱃사람을 길러내지 못한다.
 


저자는 누구나 자신 만의 금양모피를 찾으라 말한다.
그러나 우리들 대다수는 이아손이 아니다.
특출한 능력이 있는 것도, 용기와 지식이 큰 것도 아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
인생을 건 도전은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
조심성 없는 항해는 나 뿐 아니라, 선단 자체를 위험에 빠트리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나 강한 뱃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다.
각자 그냥 자신의 그릇에 맞는 선원이 되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하선하면 된다.

자신의 꿈을 찾아 도전하고 이것 만이 인생의 진리며
그게 삶의 큰 보람인냥 말하는 사람들은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다.
위와 같은 도전을 통해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얻고
자신의 역경을 말함으로써 자신들의 자리를 더욱 공공히 하려는 속셈이다.


확실치 않은 도전에는 위와 같은 어두운 면도 있지만,,,

내가 이아손인지 아닌지 아는 방법은 무엇인가?
내 능력이 출중함을 확인하는 수단은 결국 도전 밖에 없다.

아무리 자타가 내 능력의 출중함을 칭찬 하더라도,
내게 주어진 과제에 도전해서 미션 클리어 하기전까지
검증되지 않은 가능성의 능력일뿐이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이아손이 아닐지라도,
한 번쯤은 패기로 도전해 볼만한 가치는 있다.
지레 겁먹고 포기한 사람은 태생적으로 평범한 사람이 돼 그렇게 살지만,
적어도 한 번이라도 도전한 사람들은 이아손 근처에 다가간 것이다.
이아손이 될 뻔 했다라고 안타깝다고 말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비록 진짜 이아손이 되기까지의 부족함이 태평양 만큼 넓더라도, 그것은 당사자만 알 뿐이다. 
또한 도전이 단순히 실패로 끝날지, 경험이 될 지는 순전히 본인 하기 나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꿈 자체도, 그 꿈을 이뤘는지 여부도 중요치 않다.
핵심은 그 꿈을 통해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자아를 실현했나 여부다.

"그대도 금양모피를 핑계 삼아 어른이 되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금양모피 역시, 손에 넣는 수고에 비기면 하찮은 것"

즉 꿈 이란, 자아 실현을 위한 수단이요 과정, 통로다. 

금양모피를 찾는 과정 속에서
배우고, 힘듦을 견뎌 내고, 사람과 협업하며
사랑하고, 의지하고, 신뢰하고
나를 찾아가고, 알아가며, 완성하는 것이다.

이아손이 금양모피를 얻고나서 달라진 것이 무엇있나?
아무 것도 없다. 다만 그에게 주어진 운명을 실현함으로써
진정한 '이아손'이 됐을 뿐. 얻지 못했다면, 이아손이란 이름도 세상엔 없었겠지.

이것은 다른 영웅 신화도 마찬가지다.
역경과 고난을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도구로 쓴다.
미로를 뚫고 나온 테세우스도, 주몽을 찾아 나선 유리왕도
그 이후에는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
그들의 행로는 자신의 뿌리를 찾아 그것을 실현 시킨 것 뿐이다.

그래서 모든 영웅 신화가 주인공이 자아를 완성하고 난 뒤 얘기는 없다.
그 뒤는 그냥 일반 사람과 하등 다를 바 없다.
하루 하루 완성된 자신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것.

재미있다...
나이를 먹어도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데, 느낀 바가 많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은
안정적인 삶으로 귀결도, 꿈의 실현이란 허세도 아닌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가는, 나를 완성하는,
내게 주어진 Personal Legend를 실현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내게 주어진 Personal Legend는 무엇인가?

그건 나도 모르겠다.
열심히 살다보면, 끝에 다다르면 알지 않겠는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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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4. 4. 4. 16:13

 

 

일제시대 지식인의 고뇌를 다룬 책이다.

인간답게(?)의 정의가 명확하진 않으나,
주인공은 일제 군부의 만행은 확실히 인간답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 안에서 만큼이라도
인간답게 살아가려 철저하게 노력한다.

중국인 포로들을 살해하려는 일제 헌병에 맞서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 놓고 병역을 수행하고,

군에서도 후임병들을 선임병의 착취와 부조리로부터
지키기 위해 자신이 대신 맞고, 훈련에 임하는 등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

사람이 외부 환경과 상관 없이, 자기 소신껏 산다는 게 어렵다.
그 소신이 보편타당하고, 상식적인 것인데 사회에서는 통용되지 않을 때
어디까지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제시한다.

일제강점기라는 피해의식이 있어서일까,
여전히 일본 전체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다.
그래도 모두가 안 좋은 것은 아니라는,,,
우리 조상에게 못된 짓을 한 일본인도 그들이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닌,
직접적이진 않더라도, 간접피해자는 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6권이라 다소 분량 부담 있으나, 소설이라 금방 넘어간다.
9시간짜리 흑백 영화도 있다고 하니, 시간되면 보고 싶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4. 4. 3. 12:49

 

 

대학교 1학년 때, 한국어 버젼으로 처음 봤다.
동화 같은 내용이라 음. 아름답네? 하고 책을 덮었다.
특별한 감상은 없었다.

취업 전, 영어공부를 하려고 영역본으로 봤다.
언어는 암기를 통한 반복숙달이 필요한데,
일회성에 그쳐 내용도 기억에 희미하고,
영어 실력도 그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취업 후, 다시금 영어공부를 하려고 또 들었다.
약 4-5년 차의 시간이 나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전과 많이 다르다.

우선 종교적인 내용이 들어온다.
표면상으로는 기독교와 이슬람이 부각되지만,
스토리를 풀어가는 기본 전개는 불교의 연기설이다.
(이것으로 인해 저것이 생하고, 저것이 생함으로 이것이 멸하는)

책 중간에 사랑과 사막을 비유하며 말하는 장면,

"사막의 모래 언덕은 바람에 따라 변하지만,
 사막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다.
 우리의 사랑도 사막과 같은 것이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불이(不二)론에 근거한 것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색즉시공, 공즉시색까지 연결된다.

원치 않는 이별로 힘겨워 하던 나에게
원든 원하지 않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결과가 그러니, 바뀔 수 없으니
체념하게, 마음을 비올 수 있게 도와준 종교적 문구다.

또한 마지막에 대자연과 연결되는 장면,
이는 참선을 통한 해탈의 수준을 말하는 것 같기도하며,
민간 및 도교에서 말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설명하는 것 같다.

책에 나오는 영국인이 종교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아마 작가 본인을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두 번째는 꿈에 관한 얘기다.

Personal Legend를 뭐라고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어판에 나오는 자아적 신화는 확실히 아닌 것 같다.

무튼 Personal Legend를 찾아서 실현하는 게 인간의 과업이란다.
그게 쉽지만은 않다. 현실이란 이유 때문이다.
또한 여러 장애들이 있다.


이걸 보다보니, 맹자가 한 말이 떠오른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맡길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을 괴롭게 하고
뼈마디가 꺽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몸을 굶주리게 하고
생활을 빈궁에 빠드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리라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 참을성을 길러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어떤 사명도 감당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나에게 확신만 있다면,
지금 어떤 시련을 겪고, 그것이 매우 고통스러울지라도...
이것이 큰 일을 하기 위한 테스트임을 잊지 말자.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4. 4. 1. 21:26





군대에서 봤던 책이다. 10년 정도 지났다.

강산이 변했을 시각에 나는 왜 또 이 책을 집어 들었을까.


이상하게 땡겼다.

책 내용이 기억나진 않지만,

주인공(젊은 날의 이문열이라 추정)의 방황이 당시 인상 깊었다.

인생 선배의 힘든 시기를 대리 체험함으로써,

오늘 날 내 고통을 극복하고픈 무의식의 소산 같다.


위안이 된다.

마치 가요를 들을 때 처럼,

세상에 힘든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구나.

그들도 그렇게 잘 견뎌내고 살아냈는데

나도 그래야지. 그렇게 되겠지?

지친 마음을 추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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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3. 12. 10. 12:13

 

 

근래 법조계 주변이 궁금해 본 책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의 문제점을 말한다.

법조인들의 혜택이 많다 보니, 그들만의 세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용어와 변호사 수 규제 등으로 진입장벽을 구축했고

그 결과 정작 법이 필요한 시민들이 법을 어려워해 찾지 않음으로써 피해가 발생한다.

법조예 종사자들의 권한이 막중한 만큼 제재 수단이 많아야 하나 유명무실 할 뿐더러

판, 검사들이 감당하기 벅찬 업무량은 사건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는, 결과 중심의 빠른 재판을 하게 해.

재판의 발전이 없고, 더러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법조계 자력으로 문제를 개선할 수는 없고,,, 시민들이 법을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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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3. 10. 13. 19:53

 

 

 

 

나는 저자를 책보다, 페북으로 먼저 알았다.

페북 신규 글에 올라오는, 저자의 게시글을 보며

참 생각있고, 글을 쉽게 쓰는 지식인이라 생각했다.

책에서도 밝혔듯 다독에서 오는 문장력이다.

 

책은 우리나라 법조계의 여러 부분을 다룬다.

법조인들의 사고와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들이 갖는 지위.

다소 내부고발자적인 내용으로 지인들로부터 욕 먹지 않았을까 싶다.

헌법의 주요 가치와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현실적인 제언들도.

 

다양한 추천사에 이미 언급 됐듯,

법 관련 교양도서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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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3. 10. 4. 13:40

 

 

 

Aaker의 기본서를 보고, 최신 사례를 익히고자 봤다.
브랜드 기획과 커뮤니케이션 2 챕터로 구성 돼 있다.

학자답게 본인의 논리와 의견으로
브랜드를 정의하고, 사례를 얘기해준다.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각 개체별 기능 및 역할과
Wants에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은 사례라
몰입도가 떨어져 듬성듬성 기억난다.

마케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교양서 수준에서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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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3. 7. 19. 15:26

 

 

지난 3월 일본에 가기 위해 샀던 책인데,
어제 드디어 다 봤다.

저자가 말하듯 이 책은 이상한 행동들을 하는일본인을
(군국주의 미반성, 몰염치한 엔저 공세 등...)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로 번역됐다.

일본의 '축소지향 정신'이 문화와 인간 관계,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아주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일본인들이 왜 '축소지향 정신'을 갖게 됐는지
원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일본인을 이해하기 위한 10대 명저에 뽑혔 듯,
일본 여행 함에 있어, 이거 한 권 보고 간다면
보이는 게 달라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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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3. 3. 31. 23:42

긍정의 배신과 비슷하다. 오늘 날 긍정에 대한 맹신이 사람에게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좋은 의도지만 지나친 긍정의 자기 체면이 결국 본인을 해친다는 내용이다.

전자가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긴 호흡의 책이라면, 피로사회는 굉장히 압축적이고 단단한 문체로 구성 돼 있다.

책 두께는 얇지만 보고,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 걸린다.

 

이 책을 보면서 들었던 의문. 철학 책은 왜 어려운 것일까?

보이지 않는, 손에 잡히지 않는, 숫자로 말할 수 없는, 객관적이지 않은 무형의 '가치'에 대해 논하려다 보니

어휘와 내용이 와닿지 않는다. 가령,,,

"긍정성의 폭력은 박탈하기보다, 포화시키며,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갈 시키는 것이다." 란 문장을 이해하려면

'긍정성의 폭력', 박탈, 포화, 배제, 고갈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 이외에 관용적 활용과

실제로 각 단어가 긍정성의 폭력과 갖는 관계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즉 과다한 긍정 주입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긍정성의 폭력에 대해 알 수 없고, 설령 그 느낌을 알았다 하더라도 지나친 긍정적 동기부여가 나한테 미치는 피폐한 상황,

포화와 고갈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 본 사람이 어딨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철학자가 말하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에

그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알아듣질 못한다. 이해와 공감의 기반은 내 속의 경험 및 지식을 전제로 존재한다.

철학자가 말하는 내용에 대한 경험 및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알아먹기 힘든 것이다.

 

좀 더 들어가. 그럼 철학자는 왜 어려운 말만, 손에 잡히지 않는 말만 골라서 쓸까?

철학자는 자신이 하는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그런 정답은 특수한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담아 낼 수 있는 포괄적인 어휘로만 설명될 수 있다. 주리론, 주기론 같은 단어로 철학과 과학의 모든 관계에

대해 설명할 수 있고,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이 두 단어로 현대인의 소비패턴을 다 담아낼 수 있듯이.

철학자는 세상을 설명할 때 최대한 넓은 크기의 단어를 사용한다. 그래야 예외없이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이론으로

현상이 설명 가능하니깐. 이 부분에서 '단어'의 크기가 클 수록 추상성이 커지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본래 저자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뜻이 전달 되거나(그나마 다행), 아예 튕겨져 나갈 것이라

본다.

 

즉,,, 철학책이 어려운 것은,,, 저자의 지적 유희와 나 같은 독자의 지적 비루함 때문이다.

그들이 나 같이 어두운 사람을 위해, 말을 쉽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해준다면, 보다 쉽게 이해 할 것 같다.

 

그리고 좋았던 문장 몇개만 끄적여 본다.

 

"사람들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자시 자신을 자발적으로 착취하는 것이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자기를 착취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즉각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1세기의 사회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했다. 이 사회의 주민도 더 이상 복종적 주체가 아니라 성과주체로 불린다."

(근대사회가 통치자의 법에 기반해 주민을 통제했다면, 반대로 21세기는 주민을 자본주의적 생산요소로 본다는 얘기인 듯)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를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모티베이션이 대신한다."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효율적이다."

 

"그 노동수용소의 특징은 한 사람이 동시에 포로이자 감독관이며 희생자이자 가해자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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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 최인철  (0) 2013.03.23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3. 3. 23. 16:00

심리학에 관심 있으면, 보라는 이수원 상무님 추천으로 알게 됐다.

(말은 가볍게 하셨지만, 니가 안 보고 어떻게 일 할래? 그냥 봐.라는 함의가 있다.)

Frame이란 사전적 정의는 대략 10가지다. 액자, 만화, 영화의 한 장면, 생각, 이론 등이 있는데,

공통적으로 '유, 무형의 무엇을 담는'다는 뜻이 있다.

나는 생각의 틀, 뭐 이런 것 보다 오히려 구조(Construction)란 뜻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or 담배 피우는 중에 기도해도 되나요?

행위의 결과는 동일하나, 수순의 차이로 전자는 종교를 무시하는 후자는 종교의 위대함을 나타낸다.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세상 일도 이렇듯 다르다.

판사가 범죄자의 인권을 중요시하면, 이태원 살인사건처럼 둘 중 한 명이 살인자가 분명하지만 무죄가 되는 것이고

사회 정의 구현, 범죄 재발 방지 등을 중요시하면 이슬람 국가처럼 성폭행 시, 남자 성기를 자르는 것이다.

이렇듯 Frame이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에 국한되지 않고, 똑같은 주제지만, 입장이 다른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극적으로 그 사람을 알게 되는 역지사지의 단초가 된다.

 

내용은 좋으나, 순서는 왜 이럴까 싶을 정도로 구성이 혼란스럽다.

내 독서가 미천해, 저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지만 이 부분 빼고 만족스럽다.

차기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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