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2014. 4. 3. 12:49

 

 

대학교 1학년 때, 한국어 버젼으로 처음 봤다.
동화 같은 내용이라 음. 아름답네? 하고 책을 덮었다.
특별한 감상은 없었다.

취업 전, 영어공부를 하려고 영역본으로 봤다.
언어는 암기를 통한 반복숙달이 필요한데,
일회성에 그쳐 내용도 기억에 희미하고,
영어 실력도 그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취업 후, 다시금 영어공부를 하려고 또 들었다.
약 4-5년 차의 시간이 나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전과 많이 다르다.

우선 종교적인 내용이 들어온다.
표면상으로는 기독교와 이슬람이 부각되지만,
스토리를 풀어가는 기본 전개는 불교의 연기설이다.
(이것으로 인해 저것이 생하고, 저것이 생함으로 이것이 멸하는)

책 중간에 사랑과 사막을 비유하며 말하는 장면,

"사막의 모래 언덕은 바람에 따라 변하지만,
 사막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다.
 우리의 사랑도 사막과 같은 것이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불이(不二)론에 근거한 것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색즉시공, 공즉시색까지 연결된다.

원치 않는 이별로 힘겨워 하던 나에게
원든 원하지 않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결과가 그러니, 바뀔 수 없으니
체념하게, 마음을 비올 수 있게 도와준 종교적 문구다.

또한 마지막에 대자연과 연결되는 장면,
이는 참선을 통한 해탈의 수준을 말하는 것 같기도하며,
민간 및 도교에서 말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설명하는 것 같다.

책에 나오는 영국인이 종교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아마 작가 본인을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두 번째는 꿈에 관한 얘기다.

Personal Legend를 뭐라고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어판에 나오는 자아적 신화는 확실히 아닌 것 같다.

무튼 Personal Legend를 찾아서 실현하는 게 인간의 과업이란다.
그게 쉽지만은 않다. 현실이란 이유 때문이다.
또한 여러 장애들이 있다.


이걸 보다보니, 맹자가 한 말이 떠오른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맡길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을 괴롭게 하고
뼈마디가 꺽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몸을 굶주리게 하고
생활을 빈궁에 빠드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리라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 참을성을 길러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어떤 사명도 감당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나에게 확신만 있다면,
지금 어떤 시련을 겪고, 그것이 매우 고통스러울지라도...
이것이 큰 일을 하기 위한 테스트임을 잊지 말자.

 

Posted by 방배동외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