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얘기2013. 4. 1. 23:39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해 답을 제시한 보고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오늘 날 전통시장의 위기는 상인들 스스로 자초했다. 대형마트 때문이 아니다.

불청결한 위생, 상품의 단일성, 불친절한 서비스. 상인들 스스로에 문제점을 찾고, 해결방안을 찾자는 내용이다.

 

시장 옆에 사는 나는, 자연스레 전통시장 위기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할 기회가 많았다.

왜 전통시장은 대형마트 성장에 위축되나? 결국 답은 전통시장이 주는 효용이 대형마트가 주는 그것에 비해

떨어지기에 소비자가 외면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주는 효용은 무엇인가?

전통시장의 장점은 가격흥정, 다양한 상인들과의 만남, 지역 특산물 등 뭔가 살아있음을 느낄만한 체험적 요소다.

반대로 대형마트가 주는 장점은 시간 단축에 유리한 동선, 주차시설, 포인트 등 지극히 가격 중심적인 효율성이다. 

전통시장이 밀린 것은 소비자들이 체험적 요소 보다 비용 절감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이 지역경제 활성과 지역 아이덴티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이에 전통시장 쇠퇴는 지역 그 자체의 위기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보고서에 나와 있는 몇몇 벤치마킹 사례를 신기시장에 적용해봤다.

화장품 가게 같은 매장에서 파는 돼지고기, 카페베네 같은 곳에서 파는 과일, 시장 한 가운데 젊은층들이 문화 교류소인 카페!

물론 위 요소는 매장(Place)의 디자인을 통한 개선 사례이고, 그 이전에 상품(Product)은 평타이상 친다는 전제하에.

생각만해도 블링블링하다. 지역 주민이 신기해서 찾고, 입소문을 타 언론에 나오고, 그걸 보고 다른 지역 사람들이 다시 오고

결국에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을 것만 같은 선순환...

 

그런데 위와 같은 변화가 힘들 것 같은 이유는. 상인들이 과연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시도할 의지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본 신기시장 상인들 평균 연령대는 40-50대다. 그들 당대에서 상인의 업을 끝낸다면,,,

그들에게는 변화를 통한 이익보다 변화에 수반되는 비용이 더 크다. 할 이유가 없다.

 

뭐,,, 지원정책이 전가의 보도는 아니지만, 괜히 재원을 지역경제 살린다고 보도블럭 갈아 엎는 등의 엄한 데 쓰느니

위와 같이 실질적인 곳에 투자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방배동외톨이
독서일기2013. 3. 31. 23:42

긍정의 배신과 비슷하다. 오늘 날 긍정에 대한 맹신이 사람에게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좋은 의도지만 지나친 긍정의 자기 체면이 결국 본인을 해친다는 내용이다.

전자가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긴 호흡의 책이라면, 피로사회는 굉장히 압축적이고 단단한 문체로 구성 돼 있다.

책 두께는 얇지만 보고,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 걸린다.

 

이 책을 보면서 들었던 의문. 철학 책은 왜 어려운 것일까?

보이지 않는, 손에 잡히지 않는, 숫자로 말할 수 없는, 객관적이지 않은 무형의 '가치'에 대해 논하려다 보니

어휘와 내용이 와닿지 않는다. 가령,,,

"긍정성의 폭력은 박탈하기보다, 포화시키며,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갈 시키는 것이다." 란 문장을 이해하려면

'긍정성의 폭력', 박탈, 포화, 배제, 고갈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 이외에 관용적 활용과

실제로 각 단어가 긍정성의 폭력과 갖는 관계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즉 과다한 긍정 주입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긍정성의 폭력에 대해 알 수 없고, 설령 그 느낌을 알았다 하더라도 지나친 긍정적 동기부여가 나한테 미치는 피폐한 상황,

포화와 고갈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 본 사람이 어딨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철학자가 말하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에

그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알아듣질 못한다. 이해와 공감의 기반은 내 속의 경험 및 지식을 전제로 존재한다.

철학자가 말하는 내용에 대한 경험 및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알아먹기 힘든 것이다.

 

좀 더 들어가. 그럼 철학자는 왜 어려운 말만, 손에 잡히지 않는 말만 골라서 쓸까?

철학자는 자신이 하는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그런 정답은 특수한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담아 낼 수 있는 포괄적인 어휘로만 설명될 수 있다. 주리론, 주기론 같은 단어로 철학과 과학의 모든 관계에

대해 설명할 수 있고,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이 두 단어로 현대인의 소비패턴을 다 담아낼 수 있듯이.

철학자는 세상을 설명할 때 최대한 넓은 크기의 단어를 사용한다. 그래야 예외없이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이론으로

현상이 설명 가능하니깐. 이 부분에서 '단어'의 크기가 클 수록 추상성이 커지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본래 저자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뜻이 전달 되거나(그나마 다행), 아예 튕겨져 나갈 것이라

본다.

 

즉,,, 철학책이 어려운 것은,,, 저자의 지적 유희와 나 같은 독자의 지적 비루함 때문이다.

그들이 나 같이 어두운 사람을 위해, 말을 쉽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해준다면, 보다 쉽게 이해 할 것 같다.

 

그리고 좋았던 문장 몇개만 끄적여 본다.

 

"사람들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자시 자신을 자발적으로 착취하는 것이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자기를 착취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즉각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1세기의 사회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했다. 이 사회의 주민도 더 이상 복종적 주체가 아니라 성과주체로 불린다."

(근대사회가 통치자의 법에 기반해 주민을 통제했다면, 반대로 21세기는 주민을 자본주의적 생산요소로 본다는 얘기인 듯)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를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모티베이션이 대신한다."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효율적이다."

 

"그 노동수용소의 특징은 한 사람이 동시에 포로이자 감독관이며 희생자이자 가해자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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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
일상2013. 3. 25. 21:16

현대인을 리얼하게 그리는 문학작품에 가령 섹스가 과거보다 많이 가미되었다고 해서 탓할 것은 못 된다.

섹스가 최고의 현실도피구요, 번거롭고 기계적인 도시 생활로부터 원시적인 것에의 향수를 충족시켜 주는 것으로

더욱더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장왕록

 

 

그들의 심정은 이해된다. 그들에게 사회적 지위가 없었다면, 변태적 성욕 분출도 그리 흠이 되진 않았겠지.

얼큰하게 취해 일탈하는 자유도 빈부격차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는구나. 그들을 비판하는 사람 중에는

더러 그들의 그런 능력을 질시하는 사람도 있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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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