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2013. 9. 11. 13:57

유투브에서 파바로티 네순 도르마를 검색하면 다양한 영상이 나온다.
워낙 대가라 아무거나 골라봐도 대박이다.

오늘 아침 출근 길에는 아래 2가지 버젼을 듣다 나도 몰래 지릴 뻔했다.
여러 번 들었던 곡인데, 오늘 감상은 그 전과 다르다. 

예전 학생 때는 젊은 시절의 80년 버젼이 좋았다.
40대의 테너. 정점에 있는 것 같다.
소리 역시 탄탄하고, 거칠 게 없다.
마치 광선검처럼 쭉쭉 뻗어나가는 야구의 라인드라이브성 홈런이 떠오른다.

반면에 환갑을 앞둔 파바로티의 목소리에서는
라인드라이브성 묵직함 대신,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
그만의 보이스 칼라만 남은 것 같아 즐겨 듣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후자 버젼에 눈물이 났다.
환갑을 바라보는 테너.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
예전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도 노력했을까?
그 역시 자신이 예전 같지 않음을 많이 느꼈을텐데 그럼에도 노력하는 대가.

그는 드러 내놓고 연습도 못 했을 것이다.
연습량이 많으면 혹여나, 이젠 한 물 갔네란 소리를 들을까 염려스러워
연습량이 적으면 게으르단 얘기 들을까봐.
비단 성악가 뿐 아니라, 다른 프로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습량이 많듯.

남몰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했을 그 성실함이
그래서 약간 노쇠한 티는 나지만,

너는 나만큼 열심히 살고 있느냐?
나 역시 최고 정점에 있으면서, 이 나이 먹도록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인생에서 편해지는 때란 없다. 항상 부단히 노력하고, 정진하는 길 뿐이다.

이렇게 일갈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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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배동외톨이